[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 15일 청와대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기 전 담배를 꺼내 문 김승연 한화 회장의 모습에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가 ‘다른 이유’로 “불안하다”고 말했다.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130명의 기업인이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이들은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 모여 함께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이 가운데 김 회장은 버스에 탑승하기 전 대한상의 앞 출입구로 나오면서 갑자기 담배를 꺼내 물어 눈길을 끌었다. 금연구역에다가 그룹 관계자가 황급히 말리면서 흡연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담배를 입에 문 김 회장의 모습은 다수 언론매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장면은 ‘뉴스룸’에 하나의 해프닝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손 앵커는 ‘뉴스룸’ 진행 중 화면에 띄워진 김 회장의 모습에 “제가 이것을 내면서 약간 걱정스러운 것이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왜 담배를 피우면 거기를 ‘블러(blur)’ 처리한다고 하죠? 흐릿하게. 저희 방송에선 안 해도 됩니까? 안 걸립니까?”라고 물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입에 물기만 해서 괜찮을 거란 답변이 돌아오자 손 앵커는 “규정에 그런 것이 있는지 확인 좀 해보길 바랍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어 “약간 불안해져서… 그러다가 벌점 먹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손 앵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심의에 따라 규제된 흡연 장면 노출을 우려한 것이다. 모든 흡연 장면이 심의 및 시정 요구 대상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방송사는 시청자 정서를 고려해 자체 모자이크 처리 방식으로 담배를 가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흡연 또는 음주를 미화하고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담은 방송 프로그램을 행정지도 한 바 있다.

당시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비롯해 담배를 입에 물고 말하는 장면, 담배를 손에 들고 있는 장면, 담배를 물려주려 회유하는 장면 등을 여과 없이 방송한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