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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할머니 모시는 문제 때문에 걱정입니다.모바일에서 작성

ㄱㄹ(116.34) 2020.02.17 05:48:40
조회 121 추천 1 댓글 1

할머니가 자꾸 이곳저곳 아프다고 하시면서 자식들이랑 같이 살고 싶으시다는 뜻을 비치시길래, 아버지 형제 중에서 가장 잘 사는 고모께서 고모 댁이랑 가까운 곳의 별채에서 들어와 사시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 형제들 다 고모한테 고마워 하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싫다고 하셨다는군요.. 사위 눈치 보기 싫고 아들들 집에 들어가 같이 살고 싶다는 뜻 같으신데 아마 저희 아버지가 장손이기도 하시고 평소에도 할머니께 되게 지극 정성이셔서 저희 집으로 오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입으로만 내뱉지 않을 뿐이지 다 눈치채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희 어머니 역시 곧 환갑을 바라보는 적지 않은 연세이신데 10년 넘게 하시던 일을 올해 그만두시자마자 제대로 쉬지도 못하시고 집에서 할머니를 모셔야 하는건 도저히 두 눈 뜨고 못 보겠습니다.

그래도 장손인데 할머니께 너무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십년 세월 동안, 저희 어머니는 할머니께 항상 미움받는 며느리였습니다.

큰며느리인 저희 어머니에겐 "야, 야"부르시면서 늦둥이 막내작은아버지랑 결혼한 작은어머니껜 "oo아, oo아" 식으로 이름으로 불러주시는 등 항상 차별하셨습니다.

제 어린 시절 기억 속에는 할머니댁에 갔다 온 뒤, 집에서 설거지를 하시며 혼자 눈물을 흘리셨던 어머니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았던 제 동생이 어머니께 "왜 할머니는 작은엄마한테만 친절해?" 하고 묻던 모습도 선명합니다.


자식들에게 마늘을 나눠주시며 저희 어머니껜 네가 직접 빻으라며 생마늘을 주셨고 작은어머니껜 빻은 마늘을 주시던 기억 등 이 글에선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트라우마가 된 많은 기억들이 차례차례 떠오릅니다.

그 때의 어린 마음으로는 어머니가 혼자 눈물을 흘리시게 까지 하는 어른들의 사정 같은 것을 알게되는 것도 두려웠기 때문에 어머니께 우시는 이유도 묻지 못하고 혼자 가슴 졸이고 심장이 뛰던 기억들은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할머니께도 할 말 다하며 시댁이라고 주눅 들던 모습 따윈 비치지 않으셨던 작은어머니의 모습과는 대비되게, 아직까지도 할머니 댁만 가면 말수가 없어지시고 묵묵히 집안일만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때마다 제 가슴에 대못이 수십개씩 박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예뻐하시던 작은며느리는 놔두고, 미워 못살던 큰며느리가 있저희 집으로 오시겠다는 의미는 당당하고 할 말 다 하는 작은며느리 집에 얹혀 살기에는 눈치 보이니까 만만한 저희 집에 들어오셔서 큰며느리 눈치 안 보시고 살겠다고 밖에 해석이 안 됩니다...

아버지도 지금 할머니께서 저희 집으로 오고 싶어하신다는 것과 저희 어머니를 만만히 보시는 것 역시 잘 알고 계시기에 할머니를 모시겠다는 말씀은 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계속 할머니께서 자식들과 같이 살고 싶다고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신다면, 아버지 입에서 할머니를 모셔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아버지께 한 번도 반항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때가 온다면, 집안이 뒤집어진다 해도 저와 동생은 아버지의 뜻에 반대할 것 같습니다.

정녕 다른 형제들 집 중에 갈 곳이 없으시면  저희 집에서 모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모께서 고모 댁과 가까운 별채에서 할머니를 모시겠다는 말씀에도 불구하고, 굳이 저희 집으로 오시겠다는 그 속내를 저와 제 동생은 알고 있기에 남들이 매정한 손주라고 비난할지언정 저는 저희 어머니가 더는 할머니 때문에 주눅드신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옛 기억들이 떠올라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어 하소연 해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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