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세계 야구의 중심이 서며 모처럼 달아오른 ‘야구 한류’가 자칫 심판 판정 논란으로 식을 위기다.

이제 개막 첫 주임에도 야구팬들 사이에서 판정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급기야 이용규(한화)의 공개적인 불만도 터져 나왔다. 7일 인천 SK전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한 이용규는 방송사와 수훈 선수 인터뷰를 진행하다 심판의 일관성 있는 판정을 당부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한 뒤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다른 팀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다. 선수들 대부분이 판정의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다”고 수위를 높였다. 이용규는 “안타 하나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심판들께 부탁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이 너무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 선수 입장도 생각해주셔서 조금만 신중하게 잘 봐주셨으면 한다. 노력하시는 걸 알고 있지만, 선수들 마음도 헤아려주시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 애썼지만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 심판 판정을 문제 삼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해외 시청자들까지 가세했다. ESPN으로 중계된 삼성과 NC의 개막전을 본 미국인들은 “한국 심판도 미국 심판만큼 눈이 먼 것을 잘 봤다”“NC가 심판을 매수했냐”는 평을 남기며 KBO리그 심판의 자질을 의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경기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일단 팬과 선수들의 불만을 추스르려 했다. 그러면서 “심판들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스트라이크존을 테스트하고 눈으로 감각을 익히는 시기가 필요한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위 여부를 떠나 이용규의 발언 자체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비디오판독으로 가려낼 수 있는 아웃-세이프와 같은 명백한 오심도 아닌 볼-스트라이크 판정은 심판 고유 권한이다. 이날 키움의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도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 동료 최원태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권영철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다. KBO 관계자는 “판정에 불만이 있을 때마다 표출하면 리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면서 “경기 중이었으면 경고감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