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 행운의 총량은 정해져있다!"

그렇게 생각한 용덕은 오늘도 복권을 사러간다.

이미 30차례 낙첨이었지만 용덕은 그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30번의 실패라. 그렇다면 이번엔 분명 된다는 얘기야!"

희망이 깃든 목소리로 용덕은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오늘도 여전히 맑은 날씨. 며칠째 입고 있는 옷이 오늘은 왠지 뽀송뽀송하게 느껴진다.

첫번째 복권을 산 이후로 용덕은 쭉 같은 옷을 입어왔다. 또 같은 복권가게, 같은 시간. 언제나 같은 행동. 그런 행동이

용덕에게 오히려 행운의 경우의 수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는 용덕이었다.

이미 한창 유행이 지난 옷이었지만, 꼭 그 옷이어야만 복권이 당첨될 수 있을거라고 오늘도 믿는 용덕이었다.

옆을 지나는 이름 모를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아, 벌써 3번째 꽝이야. 나 포기할래."

그렇게 복권을 찢어버린 남자는 용덕을 힐끔 쳐다본다.

고개를 가로 저은 남자의 표정을 봤는지 보지 못했는지

용덕은 여전히 희망차다.

"18번째 낙첨 되었을 때가 생각나는군! 그땐 아주 아슬아슬하게 6자리 중 6자리가 다틀려버렸었지. 오늘도 그때랑 기분이 같아!"

하지만 용덕의 희망과는 달리

복권은 그를 외면한다.

또 실패한 것이다.

그럼에도 용덕은 웃는다.

"얼마나 큰 행복이 연달아 쏟아지려고 이렇게 계속 실패하는거지? 하하하하하"

그렇게 용덕은 오늘도, 내일도, 미래에도 낙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