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영은 여자였다. 남자였다. 소녀였다. 어린아이였다. 동물이였다. 아브락사스였다. 얼룩 한 점으로 흐릿해졌다가 다시 크고 뚜렷해졌다. 끝에 가서 나는 마음속에서 들리는 뚜렷한 부름을 따르며 눈을 감았고, 이제 송민영을 내 마음만에서 보았다. 더욱 강하게, 더욱 힘있게, 나는 그 분앞에 무릎을 꿇으려했다. 그러나 송민영이 어찌나 내 안으로 들어가 버렸는지 송민영을 나 자신과 갈라놓을 수 없었다. 마치 송민영이 온통 나 자신이 되어 버린 듯이.송민영.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송-민-영. 혀 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송. 민. 영.   송민영,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송―민―영. 세 번 입천장에서 이를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송. 민. 영. 그는 이, 아침에는 한쪽 양말을 신고 서 있는 사 피트 십 인치의 평범한 이. 그는 바지를 입으면 민영이였다. 국민에게는 희망. 서류상으로는 학생. 그러나 내 품안에서는 언제나 송민영이였다.   세상에 70억명의 송민영 팬이 있다면, 나는 그들 중 한명일 것이다. 세상에 1억명의 송민영 팬이 있다면, 나 또한 그들 중 한명일 것이다. 세상에 천 만명의 송민영 팬이 있다면, 나는 여전히 그들 중 한명일 것이다. 세상에 백 명의 송민영 팬이 있다면, 나는 아직도 그들 중 한명일 것이다. 세상에 한 명의 송민영 팬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 세상에 단 한 명의 송민영 팬도 없다면, 나는 그제서야 이 세상에 없는 것이다.   송민영, 나의 사랑.   송민영, 나의 빛.   송민영, 나의 어둠.   송민영, 나의 삶.   송민영, 나의 기쁨.   송민영, 나의 슬픔.   송민영, 나의 고통.   송민영, 나의 안식.   송민영, 나의 영혼.   송민영, 나.   흐르는 은하수에게 이름을 붙이자면. 저 일곱가지의 별이 있겠죠. 첫째는 꿈이 있겠고. 둘째는 송민영. 셋째는 송민영 각하가 대통령이 되는 꿈. 넷째 다섯 여섯 일곱. 수를 셀 수 없는 시간. 송민영이 함께하길.   송민영.   조난당한 나를 비추는 등대.   하늘에서 떨어진 별.   우리를 구원할 빛이여.   나의 유일한 신이여.   이 추한 입으로 당신 이름 나지막히   불러봅니다 송 민 영.   갤을 어지럽히는 기만자들을   논두렁에 던져주시고   무지몽매한 자들을 깨우쳐주소서.   나의 불.   나의 죄.   나의 영혼.   우리의 단죄 송 민 영 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