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시절 우리 부대 취사병은 실력이 매우 뛰어났다.
대부분의 취사병들은 요리가 썩 뛰어나진 못한데다가
깐풍기 같은 메뉴라도 있으면(한달치 식단이 미리 정해져서 나옴)
도저히 만들지 못해서 다른 메뉴로 대체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보다 3달 고참이었던 우리 부대 취사병은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무려 4가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던
S+급 요리사라서 덕분에 우리 부대원들은 식사 시간이
늘...은 아니고 대부분 즐거웠다.
특히 깐풍기와 양념치킨은 싸제에서 먹는 것보다 더 잘 만들어서
진짜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매주 수요일엔 간부식사도 따로 준비했는데 존나 허접한 군 납품
식재료들로 그야말로 한정식, 양식 등을 만들어냈다.
(가령 예를 들어 함바그 스테이크는 군대리아 소고기 패티를
잘 구워서 소스를 곁들여서 만들어냈음)
그 때를 생각하며 느낀 게 재료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욱
중요한게 요리사의 실력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대부분 적용되는 부분이라 힙합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산이는 랩 가사에서 자신은 장비가 아마추어지 실력이
아마추어가 아니라했다.
요즘은 진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래퍼가 될 수 있고 음원도
낼 수 있다.
근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옛날 클래식한 명곡, 명반들
나오던 때보다 모든 게 발전한 지금 나오는 작업물들은
그 때만 못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못내 안타까운 느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