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데

내가 6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갈 기회가 있었음

진짜 가기 바로 직전이었음 집 정리니 뭐니 다 해놓고

막판에 아빠 사업 무너져내려서 못 갔음

나는 가고 싶어했음

아빠가 미국에서 좀 유학 갔다 온 것도 있었고 유학파 지인도 많아서

맨날 미국 얘기 들으니까 어린데도 불구하고 나한테도 자연스레 아메리카드림이 생김

진짜 난 기대하고 있었는데 억장 무너지더라

그 때 존나 힘들다는거 나도 대충은 눈치 까가지고

왜 안가냐고 땡깡도 못부리겠고 집안 분위기는 씹창 난 상태고...

아빠가 나 부르더니 OO아 미국 가고 싶어?

이러는데 그냥 아니라고 했음 

아빠 성격상 빚 내서라도 보내줄 것 같긴 했는데 

어린 나이에 이미 많은 걸 알아버림..

암튼 그 이후로 그냥 저냥 남들처럼 지냈음

근데 어느순간부터 내가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 못한다는 거에 엄청나게 열등감 느끼더라

사대주의라고 하면 아니라곤 못하겠는데

아무튼 모국어처럼 못한다는거에 굉장히 막 우울해지고 그랬음

물론 나는 국적/외모/정서 모두 다 한국인이라 

미국인의 정서/언어체계를 모국어처럼 가질 필요는 없는데

유학하다 돌아와서 한국에서 지내는 애들 보면 존나게 부럽고 멘탈 날라갔음

"씨발.. 나도 영어를 저렇게까지 쓸 수 있었는데... 나도 견문이 넓어졌을 텐데...부럽다" 등등....

이게 도대체 왜그런진 모르겠다

내가 힙합 존나 좋아해서 많이 듣는데

유학파 국힙 래퍼들 들으면

잘 듣다가도 이런 생각들이 머리속에 꽉차면서

하 시발 존나 부럽네 하면서 끄게된다

뭔가 거리감/거부감이 크게 들게됨

래퍼가 싫은건 아닌데 더이상 듣기가 거북해짐

그렇다고 또 안듣는건 아니고 나중에 괜찮아 지면 들음

그리고 또 반복..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집 생활도 나아졌음

그치만 역설적이게도 이제 와서야 굳이 미국까지 가서 살고 싶지는 않다

지금 생활에 불만족스럽지도 않음

괜찮다 난 지금 생활에 만족함

외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학벌도 좋다고 생각함 집도 중산층에는 가볍게 속한다고 생각함

근데 유학파만 보면 자꾸 열등감이 꾸득꾸득 올라오면서 기분 좆같다

유학파 자체가 좆같다는게 아니라
영어를 그렇게까지 한다 정서가 외국마인드다 이런거에 부러워 미치겠다ㅋㅋ

뭔가 나를 한 단계 더 높일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날라간 느낌임

내 사촌들은 나 빼고 다 유학갔다가 아예 정착해버려서 나만 한국에 있음

남들이 내 푸념 들으면 그럼 유학 갔다 오면 되는거 아니냐 하는데

뭐라해야되지 뭔가 자유자재로(원어민만큼) 다를 순 없다는 생각에 의미 없다고 생각함 

모 아니면 도 라는 성격이 센것도 한 몫하는듯

아무튼 합리화 하다가 그래 씨발 안가는 거보단 낫겠지 싶어서 

교환학생으로 갔다올라 했더니 코로나 터져서 

기회가 없음ㅋㅋ

내 진로 특성상 외국에서 지낼 일이 평생을 손꼽아도 3개월도 채 안될거다

그래서 꾸역꾸역 시간내서 교환학생이라도 갔다올라 했드만...

아무튼 씨발 뭔지 모르겠다 존나 좆같음

좆같은 사대주의 열등감인건 알겠다 

근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