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은 유일한 미혼모임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음에도
자신과 아이 둘 다 외면을 당했음

세상에 혼전임신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자신은 결혼까지도 못가보고 혼자가 된 것임

인격에 따라 결혼 이혼 유무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기혼자들이라면 알 것임

폭력이나 바람같은 명백한 유책사유로
이혼하는 사람들도 자존감이 떨어진다는데

임신부터 출산까지 혼자 병원에 다니면서
다른 여자들한테는 다 있는 남편 애아빠를
나만 못가졌구나 하는 좌절감을 옥순은
지속적으로 느꼈을것임

미혼모라는 딱지를 단 채 회사생활도 했을테니
뒤에서 부정적인 말들도 숱하게 들었을것임

그러면서 점점 자존감은 내려가고
자존심과 피해의식만 남았겠지

그 와중에 경수는 정희에게 애매한 태도를 보였음
다른 여출들 모두가 경수가 정희에게 관심있어 한다며
예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잖아

그래서 옥순은 더 헷갈렸을 거임
뭐지? 사과도 갈라서 주더니 이제와서 아니라고?
그럼 난 뭐지? 나한테 준 쌈도 그냥 그런건가?
싶었을것 같음

물론 나도 옥순의 행동이 너무 과하고
답답해서 보기 좋지는 않음

근데 옥순의 배경을 생각했을때
어느정도 머리로 이해가 가는 부분들도 있음

이미 옥순은 자신이 쏟은 사랑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임
더 조심스럽고 더 확신을 주기 바랄 수 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