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주말마다 부모님 댁에 인사드리러 가고 싶어해.
인사만 드리는게 아니라 식사준비도 척척 알아서 돕고
식후에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도맡아서 하거든.
심지어는 빨래도 개는데 어머니가 안 해도 된다고 손사래를 치셔도
아내는 꼭 돕고 싶다면서 끝까지 집안일을 거들어.
아내가 우리 가족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내 부모님을 자기 부모님처럼 여기거든.
덕분에 부모님도 아내를 정말 아끼고 귀하게 여기셔.

언젠가 아내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내한테 이렇게 말했어.
“여보, 너가 나의 부모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너의 부모처럼 생각해서 정말 고마워.”
그랬더니 아내가 고개를 가로저었어. 그리고 하는 말이
“오빠, ’고마워’ 아니야.”
그 말의 의미가 궁금해서 번역기로 고마우면 안되는 이유를 물었지.
그랬더니 아내가 번역기로 대답했어.
“남편의 부모님을 사랑하는건 며느리의 도리에요. 당연한거니까 고맙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리고 아내가 한 마디 더 했어.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시부모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너의 부모처럼 여기라고 가르쳤어요.”

나는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어. 아내가 우리 가족에게 보여주는 행동도 참 놀라운데 마음가짐 또한 놀라웠기 때문이야.
그 때 버스 안에서 생각했다.

‘나는 복 받은 놈이다. 근검절약만 함께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여자를 얻었다.’


나중에 장모님이 아내에게 뭘 교육하셨는지 물어봤는데
1. 시부모를 너의 부모처럼 여기고 사랑해라.
2. 남편을 존중해라.
3. 평생 사랑해라.

‘역시 가정교육이 바로 되어야 올바른 사람을 만드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