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가 속이기 여전하네 [매일경제 2006-12-12 09:02]     올해부터 실거래가 신고제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줄여 신고하는 '업(Up)ㆍ다운(Down)계약'이 일부지역에서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매도인이 비과세 요건을 만족할 때는 '업계약서', 과세 요건에 해당될 때는 '다운계약서'를 쓰고 있다는 것. 최근 서울 강서구 D빌라를 산 정 모씨(52)는 실거래가보다 가격을 올려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억원짜리 집을 2억5000만원에 샀다고 신고한 것. 매입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당장 내야 하는 취득ㆍ등록세가 늘어나지만 향후 양도세를 적게 내도 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정씨는 "비과세 요건인 '3년 보유 2년 거주'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업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빌라 매도자는 10년가량 거주했기 때문에 이미 비과세 요건을 충족시켰다. 따라서 업계약서를 작성해 줘도 큰 탈이 없다는 설득에 넘어갔다. 이곳 외에도 성남시나 하남시 등 재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업계약이 성행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입주한 지 1년도 안돼 집값이 급등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다운계약이 기승이다. 소유권 이전등기 후 1년 안에 집을 팔면 양도차익의 50%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매도가격을 낮추려는 것이다. 올 초 입주를 시작한 용인 동백지구에 있는 D공인 관계자는 "실제 거래가격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거의 없고 10~20% 낮추는 것은 기본"이라며 "매도자가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양도세를 줄이려고 가격을 낮춰 신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양 풍동지구나 파주 교하지구 등에서도 다운계약이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 관청은 단속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오재현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