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새로 재건축한 아파트들보다
수십년씩된 옛날 아파트들이 더 좋다.
그 이유는..
바로 자연환경 때문이다.
22년동안 강남에 살면서,
내가 살았던 곳, 그리고 자주 다녀본 곳들 중에서
제일 친환경적이었던, 자연환경 좋은..
 강남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들을 꼽아본다..

1. 잠원동 한신2차
살아보진 않았지만 반포쪽 한강시민공원 갈때마다 만나는 단지.
한강시민공원 출입로를 단지 안에 품고 있는 절대적 강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한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태생적인 특성탓에
숲이 우거진 긴 산책로가 단지를 관통하고 있다.
30년이나 된 나이에 걸맞게 벚꽃을 비롯한 엄청난 수목들도...
봄여름철에 이곳의 나무들을 보면 수목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2. 청담동 삼익
여긴 10년 넘게 살았던 단지.
단지 안에 오밀조밀 작은 공원들도 많고 나무들도 정말 많다.
역시 산책로를 따라 한강변의 공원으로 바로 나갈 수 있게 되어있다.
몇몇 동들에서는 한강 조망도 "예술"로 보인다.
(남향으로 지어진) 옛날 강남 아파트에서는 정말 흔하지 않은 조건.

3. 구반포 주공
두말하면 잔소리인 대자연속(?) 아파트.
아파트 속에 녹지가 있는 게 아니라 녹지 속에 아파트 단지가 있다.
역시 한강시민공원(좀 돌아가야되는 게 흠이지만)도 끼고 있고
저층아파트인 탓에 나무들이 더 커보인다.
(실제로는 압구정 현대 정도 수준의 수목 분포..)

4. 개포동 주공 아파트
단지 내에 자연을 품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산과 강(양재천)이 멀지 않다.
재건축되면서 양재천과 대모산, 구룡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정비되면
정말 좋은 친자연주의적 아파트가 될 듯.
(제발 성냥갑으로 지어지지 않기를!)

5. 방배동 우성, 임광아파트
단지 자체의 밸류는 위의 아파트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우면산을 동네 뒷산처럼 드나들 수 있는 아파트.
주말아침이면 우면산에 오르려고 강남 곳곳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이 아파트들 앞으로 모여든다는..

그 외에도 강남에는 자연환경이 좋은 아파트들이 많다.
입지적으로 좋은 아파트들도 있지만
단지 내의 나무 조경들이 숲처럼 우거진 아파트들..
어릴 때 살았던 압구현대만해도 오래된 나무들이 꽤 우거져있다.
재건축을 하면서도 단지 내의 수목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