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억까는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제일 안타까운게 '유령도시' 드립임. 안타까운 걸 넘어서 불쌍하기까지함.

왜 불쌍한지 말하기 전에 먼저 체크를 좀 하자면

송도 가보면 알겠지만 송현아나 다른 비즈니스 구역들은 사람 평일에도 미어터짐. 근데 신기하게도 바로 옆 도로 하나만 건너면 엄청 조용함. 같은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

그 이유는 처음부터 상업구간과 주거공간을 철저하게 분리해 계획했기 때문임.

즉 주거공간 만큼은 그 어떤 방해요소 없이 쾌적하게 지내는 걸 목표로 한 거라는 것.

문제는 한국인들은 이걸 이해 못하고 왜 이렇게 썰렁하냐고 한다는 거임. 썰렁하니까 '어? 여기 망했네?' 이렇게 되는거 ㅋㅋ

인구가 해마다 5%이상 늘고 벌써 20만을 훌쩍 넘기면서 기존 예측을 초과달성했는데도 '유령도시' 라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함.

게다가 송도 면적은 52.3km2로 부천시 전체면적인 52.3km2와 동일함

난 이게 불쌍한거임. 왜? 사실상 우리나라는 모든 도시가 난개발인데 서울, 부산 등 기존의 대도시들은 물론이고 지방이나 경기권 신도시들조차도 구획만 잘 되어있지 상업-주거공간의 분리 따위는 없음.

그러다 보니 주택가 아파트 뺑기 기본에 유흥가가 존재하고 학교나 유치원 근처에 술집이 있음. 심지어 모텔까지 있는 경우도 있음. 이런 환경에서만 살다보니 이렇지 않은 도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임.

진짜 슬픈건 부동산 좀 빠삭한 사람들조차도 이런분야에는 지식이 거의 전무하다는 거임. 해외의 그 수많은 계획도시들, 유럽의 환경들을 보고, 심지어 그 나라들의 주거공간과 쾌적성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지 않으니 막상 내 나라의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를 못함. 아예 체감을 못한다 이 소리임.

난 그래서 대다수 한국인들이 불쌍함. 소득도 많이 늘고 선진국 반열에도 들었지만 항상 뭔가가 결핍되어 있는 게 바로 이런 당연한 것들을 간과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런지...

지금 이 순간에도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집 주변에 술집들 널부러져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각종 공해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