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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보다니 꿈만 같아"…평산책방, 중국인들 필수 방문코스

ㅇㅇ(61.79) 2025.03.18 09:56:56
조회 98 추천 1 댓글 0

"文 보다니 꿈만 같아"…중국인들 '평산책방' 몰려가는 이유 



"맙소사, 드디어 대통령님을 만났네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이날을 기다렸어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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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책방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이민형 기자


지난 8일 오전 11시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중국인 쥔제(20) 씨가 한 말이다. 쥔제 씨는 평산책방을 방문하기 위해 이틀 전 북경에서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행선지를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정한 이유도 부산이 평산책방과 비교적 가깝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날 평산책방을 찾은 중국인들은 문을 열기 한참 전부터 도착해 문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영업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보다 이른 9시, 책방 인근에서는 대략 1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책방 문이 열리기만을 고대했다.

설레는 표정으로 책방 고양이 '다봉이'와 인증사진을 찍던 항저우 저장대학교 재학생 리야(22) 씨는 "서울에서 울산으로 KTX 첫차를 타고 왔다"며 "평산책방을 찾는 중국인들이 많다 보니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레드노트'(중국명 샤오홍슈)를 통해 울산역에서 평산책방까지 함께 택시를 탈 중국인 친구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문재인은 중국을 차별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


중국인들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팬심은 심상치 않았다. 이날 오전 평산책방을 방문한 방문객의 절반 이상은 중국인이었다. 방문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인들이 문 전 대통령에 열광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먼저 중국인들은 문 전 대통령의 대중 정책이 중국에 우호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상해 복단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는 리지에(22) 씨는 "문재인에 대해 평가하자면, 한 마디로 그는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펼친 대통령"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유행 당시 세계 여러 나라가 중국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차별 정책을 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중국인을 차별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중국 난징대학교에 재학 중인 천시(21) 씨는 "나는 문재인의 자서전 '운명'을 통해 그가 중국에 큰 우정과 사랑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며 "그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똑똑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천시 씨는 "요즘 트럼프가 '한국이 미국보다 4배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문제 삼지 않냐"며 "문재인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게임에서 미국 편을 들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재인,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군자' 상과 일치"


중국인들은 문 전 대통령의 성품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광저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으로 여행 왔다는 티엔위씨(19)는 "문 전 대통령은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군자 상과 일치한다"며 "그야말로 진정한 군자"라고 했다.

중국은 인간의 품성을 '군자' 혹은 '소인'으로 구분해 평가하는 문화가 있다. 논어에 바탕을 둔 것으로, 중국인들 사이 군자는 자기 인격과 수양에 힘쓰고 소인은 편하게 살 수 있는 곳만을 찾는다는 인식이 있다. 이날 만난 다수의 중국인은 문 전 대통령을 군자에 비유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중국인들은 문 전 대통령이 '인권'을 중시한 대통령이라 존경한다는 답변도 내놨다. 신장 위구르족 위페이(23)씨는 "내가 고등학생 때 인터넷에 중국 역사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쓴 적 있는데 공안이 우리 집을 찾아왔다. 정말 무서웠다"며 "나는 자유,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문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그는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통령"이라고 귀띔했다. 신장 위구르족은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주로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민족이다.

이 외에도 중국인들은 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우정에 감명받아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대통령이라서", "자서전 속 인권 변호사로서의 모습이 인상 깊어서", "외모가 훌륭해서" 등의 답변을 제시했다.

◆ 문재인 등장에 중국인들 '눈물'…조선족 통역사 통해 소통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호원을 대동하고 평산책방에 등장했다. 그의 등장에 곳곳에서 중국어로 "맙소사", "믿기지 않아! 꿈만 같다" 등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일부는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 중국인은 "오늘을 위해 좋은 카메라를 샀다"며 카메라를 자랑했다.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일부 중국인들은 문 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준비해왔다며 기자에게 한국어 발음을 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관광객 다수가 중국인임을 고려해 평산책방 측에서는 문 전 대통령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도 배치해뒀다. 통역 자원봉사자는 문 전 대통령이 방문객들을 향해 전하는 말을 곧바로 중국어로 통역했다. 한 중국인은 이에 대해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데 중국어 통역사가 있어서 확실히 편하다"며 "중국인들을 존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고 평가했다.

평산책방은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를 '书友(슈요우)'라는 이름으로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로 '책 친구'라는 뜻이다. 현재 20명 정도의 슈요우가 통역 봉사자로 활동 중이다. '부산중국교민협회'에 소속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조선족 여성들이 다수다. 평산책방 관계자는 "슈요우를 활용하면서 중국인들과 소통이 더욱 원활해져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난 한 조선족 통역 봉사자는 "2006년부터 한국에서 살았다. 처음엔 공부하러 한국에 왔다가 지금은 결혼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이 문 전 대통령을 위해 선물을 준비해오기도 하는데 막상 만나면 떨려서 '안녕하세요' 말고는 할 말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 통역해주면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많아 뿌듯하고 재밌다"고 소감을 밝혔다.

◆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은 문재인 자서전 '운명' 중국어판


이날 만난 책방 관계자는 평산책방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은 단연 문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의 중국어판인 '命运(명운)'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그의 자서전 또한 인기라는 것이다. 이날도 다수의 중국인이 해당 저서를 찾거나 구매하는 모습이었다. 한 중국인은 "이미 집에 이 책이 있지만 평산책방에서 구매한 책은 의미가 다르니까 또 구매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의 해당 자서전은 중국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기준 중국 최대 온라인서점 플랫폼 '당당왕(当当网)'에서 검색어를 '정치인 자서전'으로 정렬하면 문 전 대통령의 해당 자서전이 판매량 1위다. 2위와 3위는 마오쩌둥의 자서전, 4위는 트럼프의 자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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