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농업이 IT(잇)다] 김명원 루츠랩 "국산 배 석세포로 제로(0)미세 플라스틱 시대 연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24 15:08:04
조회 48 추천 0 댓글 0
[IT동아 차주경 기자] 아삭한 식감, 시원하고 단 맛을 가진 ‘배’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과일이다. 해마다 명절이면 선물용으로 고급 사과와 배 세트를 찾는 이들이 많다. 배를 먹고 나면, 가운데에 씨와 꼭지가 붙은 단단한 심지가 남는다. 달디 단 배지만, 유독 심지 부분은 신 맛이 나는데다 식감도 딱딱해 먹지 않는다.

모두가 그냥 버리고 마는 배의 심지, 27세 젊은이의 눈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새로운 재료로 보였다. 곧바로 연구개발에 착수한 그는 배의 석세포(배의 심지와 과육 안에 들어 있는 까슬까슬한 세포)를 추출해 소재화 및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루츠랩 김명원 대표의 이야기다.



배의 석세포는 배의 심지 부분에 많이 박힌, 갈색의 작은 알갱이다. 배에서 석세포만 떼내 가공하면 5mm 이하 크기의 마이크로비드(Microbead), 미세 플라스틱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물질이 된다. 용도에 따라 한두 개만 쓰거나 여러 개를 뭉치는 등 크기를 조절 가능한 장점도 가졌다.

미세 플라스틱의 유해성은 널리 알려졌다. 뭔가를 연마할 목적으로 처음부터 작게 만들어진 미세 플라스틱은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들어와 여러 악영향을 끼친다. 플라스틱 병, 그물 등이 바람에 풍화되거나 마모돼 만들어진 2차 미세 플라스틱 역시 우리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세계 수많은 연구자가 미세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경고했다. 특히 바다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생활 쓰레기, 그물 등에서 생긴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를 오염시켜 일으킨 피해액 규모는 연간 130억 달러, 15조 2620억 원에 달한다.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것도 큰 일이지만, 우리 몸에 쌓인 채 배출되지 않아 만드는 건강 악화 문제는 더욱 큰 일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에 쌓인 미세 플라스틱은 꾸준히 환경 호르몬을 내뿜어 각종 암 발병을 일으킨다. 게다가 자연에서 마모돼 만들어진 2차 미세 플라스틱에는 각종 중금속까지 붙어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심지어 산소를 만드는 박테리아에게도 나쁜 영향을 준다.

이에 2000년 이후 세계 각국은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을 속속 발의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연합(EU) 등은 화장품과 세제, 의료 기기와 농업 부문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우리나라도 2017년부터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업계는 미세 플라스틱의 성질을 그대로 갖추면서 우리 몸에 무해한 대체 물질을 찾아 나섰다. 이 가운데 2017년,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이 배의 석세포로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이론을 최초로 고안했다. 하지만, 기술 이전에 실패해 이론이 사장될 위기에 빠졌다.



이 기술을 눈여겨본 김명원 대표는 배의 석세포를 추출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까다로운 추출 및 생산 공정을 거듭 실험한 결과, 배의 석세포 및 관련 상품을 양산 가능할 만큼 기술의 수준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배의 석세포는 인체에 무해해 먹어도 될 정도다. 마찰 시 피부 자극도 없다. 반면, 미세플라스틱보다 연마 효과가 오히려 높다. 치아의 치석, 피부의 각질을 제거할 때 탁월하며 모공 축소 효과까지 낸다.

김명원 대표는 우선 배의 석세포로 스크럽(세안제), 샴푸와 폼 클렌징 등 화장품을 만들었다. 인체에 무해하므로 식품 첨가물, 제과류나 반려동물의 사료를 만드는데 쓰는 것도 된다. 연마 성질이 우수해 파운데이션을 비롯한 색조 화장품에 들어가는 미세 플라스틱의 대체 소재로도 주목 받았다.



미세 플라스틱을 완벽하게 대체할 친환경 재료, 배의 석세포 개발 소식을 듣고 세계 유수의 기업이 루츠랩의 문을 두드렸다. 화장품 기업과 약품 기업, 생활용품 기업과 식품 기업이 루츠랩과 MOU(연구개발협약)를 맺고, 기존에 쓰던 미세 플라스틱을 배의 석세포로 대체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석세포는 오로지 우리나라의 배에만 있다는 점이다. 서양 배(Pear)에는 아예 석세포가 없다. 우리나라와 기후가 비슷한 중국에서는 배가 23종 자라지만, 이 가운데 어떤 배에도 석세포가 없다.

김명원 대표는 그래서 루츠랩이 배의 석세포 추출과 활용 기술 면에서 세계 최고 자리에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석세포를 추출할 배의 원물은 우리나라에서 배의 생산지로 가장 유명한 전라남도 나주의 농가로부터 받는다. 원물 자체의 품질도 우수한 셈이다. 기술 이전 경력과 여러 개의 특허,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와 이미 양산 중인 상품에 이르기까지. 루츠랩은 사업 기초를 튼튼하게 세웠다.



젊은 기업 루츠랩은 이미 또 다른 친환경 소재를 주목한다. 배의 석세포에 이어 이들이 주목한 것은 농수산 부산물 가운데 ‘김장 폐기물’과 ‘전복껍데기’다.

김장 배추김치를 담그고 나면, 배추의 꼭지나 이파리 등 부산물이 남는다. 지금까지는 버려진 이 소재에서 루츠랩은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추출하려 연구 중이다. 이미 상품화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공장 증설 후 본격적으로 이 사업을 펼칠 전망이다. 관련 기업과의 MOU도 맺었다. 전복껍데기를 가공하면 ‘탄산칼슘’을 추출 가능하다. 이 역시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유망하다. 물론, 이전처럼 전복껍데기를 비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연구한다.

한편으로는 배의 석세포 활용 범위를 고부가가치 산업 ‘반도체’ 부문으로까지 넓힐 계획이다. 연마 성질을 이용해 반도체 식각(화학적 혹은 물리적 처리를 가해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기술)용 첨가물로 쓰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김명원 대표는 루츠랩의 표어를 ‘같이의 가치(The Value of Coexistence)’로 소개했다. 농가와, 소비자와, 다른 기업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루츠랩은 배의 석세포를 추출할 원물을 전라남도 나주와 광양, 경상남도 진주와 하동 등 우리 농가로부터 받는다. 이 때 배 즙을 추출하고 남은 부산물, 비바람의 피해를 입은 낙과, 성장이 더딘 배나 냉해 피해를 입은 배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주로 받는다. 루츠랩은 고품질 원물을, 배 농가는 기대하지 않았던 추가 수익을 얻는 셈이다.

소비자에게는 미세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 가능한 물질을 제공한다. 함께 건강한 삶, 지구를 만들자는 새로운 가치를 알린다.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배의 석세포로 만들 제품의 종류를 늘리고, 환경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든다. 이러한 점에서 루츠랩의 사업은 ESG 경영과도 일치한다.



김명원 대표는 “루츠랩은 미세 플라스틱 대체 소재 시장을 이끄는 기업입니다. 나아가 산업계 각 부문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사업 영역을 차근차근 넓혀 대체 소재로 만든 상품 브랜드의 성공도 이루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it.donga.com)



▶ [농업이 IT(잇)다] 이소향 이소닉스 “아이소터, 생활 가전 같은 AI 물체 선별기로”▶ [농업이 IT(잇)다] 홍종주 뉴트리인더스트리 “곤충 리사이클링으로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기술금융 지원·대구시 MOU로 농식품 산업 부흥 이끈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3888 ‘연 단위 출시, 네트워크 대역 확장’ 인공지능 가속기 경쟁 달아오른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2 0
3887 인텔 컴퓨텍스 2024 부스 가보니··· 'AI PC 사례·제온 6 공개 눈길'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2 0
3886 컴퓨텍스 2024 MSI 부스, ‘클로’ 8인치와 ‘AMG’ 노트북 공개로 ‘북적’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2 0
3885 펫 겔싱어, "2030년 세계 2위 파운드리 목표··· 다음 주 18A 칩 구동"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2 0
3884 인텔 제온6·가우디3·루나레이크까지 총 출동··· '시장 주도권 노린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1 0
3883 전기차 캐즘에도 정면 돌파 택한 ‘현대차그룹’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1 0
3882 "AI PC 시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전환만큼 혁명적 도약" [1]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420 1
3881 韓 자동차 등대공장 0개...제조공정 혁신 시급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37 0
3880 3세대 라이젠 AIㆍ라이젠 9000 시리즈, AMD 새 CPU 제품군 대거 공개 [6]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461 1
3879 6월부터 달라진 통신3사 요금·혜택 살펴보니 [1]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601 0
3878 [정구태의 디지털자산 리터러시] 1. 지금 당신이 디지털자산에 관심을 가져야할 이유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31 0
3877 [주간투자동향] 벤디트, 80억 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 유치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631 2
3876 여름철 필수품 '선풍기', 용도·기능에 맞춰 고르는 법! [이럴땐 이렇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41 0
3875 블랙웰 다음 루빈, 엔비디아 차기 인공지능 가속 플랫폼 공개 [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821 1
3874 베일에 싸였던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유출 문건으로 실체 드러나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16 0
3873 가비아, 한국마사회에 클라우드 PC ‘가비아 DaaS’ 공급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85 0
3872 차트분석 도구 ‘트레이딩뷰’ 파고들기 - 13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88 0
3871 외산 솔루션 가격 인상, 국산 가상화 시장 훈풍 기대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78 0
3870 [리뷰] 게이밍-홈시네마 넘나드는 전천후 빔프로젝터, 뷰소닉 LX700-4K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020 1
3869 [생성 AI 길라잡이] 1분 만에 영상·이미지 제작 ‘브이캣’ [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4753 5
3868 [농업이 IT(잇)다]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으로 생산량 극대화하는 ‘플랜티팜’ [1]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354 0
3867 페라리 DNA 담은 12기통 2인승 '12 칠린드리'…아시아 최초 공개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94 0
3866 블랙웰에 FOPLP 조기 도입 고려 중인 엔비디아, 미세공정 넘어 생산 경쟁 유도하나?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163 0
3865 북블라 “창업의 꿈, 가천대 코코네스쿨에서 이뤄”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109 0
3864 스페이스앤빈 “뉴스페이스로의 전환, 상용 부품 적용 물꼬부터 터야”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7 0
3863 [리뷰] AFMF로 가성비 게이밍 환경 구축, AMD 라데온 RX 7700 XT [8]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5342 5
3862 [스타트업 첫걸음] 스타트업,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할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3 0
3861 KT클라우드, 엔비디아 GPU 기반 학습 서비스 'AI Train' 출시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6 0
3860 캐딜락,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SUV ‘리릭’ 출시 [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406 1
3859 SBA 유망 스타트업의 면모 확인, ‘2024 연합 데모데이’ 이모저모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72 0
3858 AI 구심점으로 떠오른 '컴퓨텍스', 올해 주목할만한 기업 별 소식은? [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409 0
3857 [IT애정남] 로봇청소기 고를 때 고려할 점은?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855 0
3856 두루·무의 “모두의1층이니셔티브로 장애 인식·접근성 개선”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86 0
3855 [자동차와 法] 음주운전 시 위드마크 공식 적용의 문제점에 대하여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848 0
3854 [신차공개] 기아 'EV3'·벤틀리 '더 뉴 컨티넨탈 GT' 론칭 예고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109 0
3853 [뉴스줌인] 내연기관차 이어 전기차 찍은 LG전자 웹OS, 다음 목표는?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185 0
3852 글로벌 가상자산 정책 동향 ‘제도 틀 안에서 규제 공백 보완’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101 0
3851 샥즈, 오픈스윔 프로·오픈핏 에어 출시···오픈형 이어폰 1위 입지 굳힌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125 0
3850 서울과기대의 제조창업 지원, '밀도있는 심화 과정'으로 민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104 0
3849 아직도 안 찾고 쌓이는 숨은 보험금, 이 기회에 찾아볼까? [1]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948 0
3848 자동차 에어컨 필터 고를 땐 이렇게! [이럴땐 이렇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825 0
3847 차트분석 도구 ‘트레이딩뷰’ 파고들기 - 1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177 0
3846 [자동차 디자人] 英 오프로더 SUV ‘그레나디어’ 디자이너 ‘토비 이큐어’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215 0
3845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수익 상승, 원화·코인 마켓 격차 뚜렷’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205 0
3844 [농업이 IT(잇)다] 전통주로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잇는 나루 되겠다, 한강주조 고성용 대표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205 1
3843 [IT하는법] 잘 사용하지 않는 MS 원드라이브, 사용 해제하는 방법 [4]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204 1
3842 ‘천비디아’ 달성한 엔비디아, 독주할까? 반도체주와 함께할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89 0
3841 SEC,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증권거래법 요건 충족”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216 0
3840 벤처 투자 80%가 수도권 편중··· '투자 해결사'로 나선 부산창경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211 0
3839 국내 통신3사 모두 "이제 우리는 AI 기업" [16]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3 2265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