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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혼다 모빌리티, 日 전기차 구원투수 될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17 17: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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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소니와 혼다가 함께 만든 전기차 합작 법인 ‘소니·혼다 모빌리티’가 향후 운영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미국 생산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를 2025년 초 예약 판매, 2026년 봄 미국에서 정식 판매 예정이다. 2026년 말에는 일본에도 공급한다.

업계는 소니·혼다 모빌리티의 전기차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일본 전기차 업계의 발전을 이끌지를 주목한다. 개성과 경쟁력도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높고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10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차 개발과 생산, 판매 계획을 밝혔다. 먼저 이들은 전기차를 혼다의 미국 생산 거점에서 만들어 공급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가 상당 부분 이뤄져 시장 규모가 큰 점, 전기차 생산 후 운송 비용 절감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히며 향후 일본에서의 생산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와니시 이즈미 소니 혼다 모빌리티 사장(왼쪽)과 미즈노 야스히데 소니 혼다 모빌리티 회장. 출처 = 소니 혼다 모빌리티



미즈노 야스히데 소니·혼다 모빌리티 회장은 전기차에 새로운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다른 기업과의 파트너십의 결과물도 적극 적용한다고 밝혔다. 전기차를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는 방안, 사용자와 직접 만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안도 함께 공개했다. 모빌리티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 일본 산업계 활성화에 힘을 실을 각오도 밝혔다.

카와니시 이즈미 소니·혼다 모빌리티 사장은 전기차에 탑재할 새로운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더 자세히 설명했다. 이 제품에는 특정 조건 하에서 자동 운전하는 ‘레벨 3 자율주행’이 탑재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SoC(System on Chip, 연산장치를 포함한 주변 기기를 한 몸에 담은 반도체)를 본체에 여러 개 장착해 이들이 총 800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 1초에 800조 개의 연산을 하도록 설계한다. 연산 성능이 높을 수록 자율주행을 포함한 전기차의 운행 안정성이 좋아진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자 맞춤형 차내 환경도 만든다. 화면에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표시하고 조명과 온도를 조절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차내에 실제와 가상 공간이 어우러진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개념이다.

카와니시 이즈미 소니·혼다 모빌리티 사장은 전기차의 특징을 3A, ‘Autonomy(자율성)의 진화’, ‘신체와 시공간의 Augmentation(확장)’, ‘사람과 사회와의 Affinity(친밀, 공생)’으로 소개했다. 소니·혼다 모빌리티 전기차의 더 자세한 윤곽은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앞서 소니가 공개한 전기차 시험 모델 비전-S. 출처 = 소니



세계 전기차 업계는 소니·혼다 모빌리티의 움직임을 주목한다. 일본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은 지금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량 점유율 수위를 기록하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2021년 자동차 1,049만 5,000여 대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에 오른 토요타, 448만여 대를 판매해 7위에 오른 혼다는 일본 기업이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이 경험을 살려 2010년 즈음부터 전기차를 개발, 양산했다. 하지만, 오늘날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합계는 1% 미만으로 낮다.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쓰는 자동차)에 더 큰 비중을 둔 결과다.

일본 정부는 2035년부터는 전기차만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려면 일본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 가운데 전기차 개발, 생산과 보급을 주도할 곳이 나와야 한다. 토요타를 포함한 기존의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기존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의 판매량 균형을 고려해 전동화를 천천히 이룰 계획을 세웠다.

반면, 소니와 혼다의 접근 방식은 기존의 일본 자동차 기업과 다르다. 소니는 전기차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네트워크와 콘텐츠 기술 연구 개발에 집중한다. 혼다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노하우와 설비를 토대로 전동화를 적극 시도한다. 이런 면에서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일본 전기차 시장을 이끌 후보로 꼽힌다.


소니 혼다 모빌리티의 콘셉트 비디오 일부. 출처 = 소니 혼다 모빌리티 유튜브



그럼에도 소니·혼다 모빌리티가 풀 과제는 많다. 먼저 전기차 양산과 인도 시점이 늦다. 이들은 4년 후인 2026년부터 전기차를 소비자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원래 계획인 2025년 판매보다 1년 여 미뤄졌다. 게다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경쟁 기업들은 이미 자동차 전동화를 상당 부분 진행했다. 2025년 전까지 전기차 라인업도 수십 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2026년 판매될 소니·혼다 모빌리티의 전기차는 수많은 경쟁자와 싸워야 한다.

전기차 양산과 가격 책정 문제도 신중히 결정할 문제다. 소니·혼다 모빌리티 미국 생산 거점의 연간 전기차 생산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조사기업 IHS마켓은 2025년경 세계 전기차 판매량을 약 1,120만 대로 예상했다. 소니·혼다 모빌리티가 5%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전기차를 약 55만 대 만들어야 한다. 수 년간 설비를 고도화한 테슬라의 연간 전기차 생산량이 약 93만 대(2021년 기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발빠르게 생산 거점의 전기차 양산 설비를 강화해야 한다.

소니·혼다 모빌리티가 2026년 판매할 전기차의 가격은 다소 비쌀 것으로 예상한다. 미즈노 야스히데 소니·혼다 모빌리티 회장은 “전기차에 상당한 가치를 부여할 것이기에, 그에 걸맞는 가격에 판매할 것이다.”고 밝혔다. 전기차 자체의 가격 경쟁력에 나라별 전기차 보조금 여부까지 함께 신경써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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