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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4분 만에 폭발한 스페이스X '스타십'··· 터졌는데도 '성공'인 이유는?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4.21 11: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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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끌고 있는 스페이스 X의 ‘스타십(Starship)’이 오전 8시 33분(미국 중부 표준시) 발사에 성공했으나, 이륙 4분 만에 폭발했다. 스타십은 전장 120m, 중량 5천 톤의 초대형 발사체(SHLLV)로,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한 초대형 발사체 중 유일하게 전체 동체를 발사 후 회수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됐다. 스타십은 나사의 달 유인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착륙 시스템으로 선정됐으며, 추후 화성 탐사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1시간 30분 만에 텍사스-하와이 주파가 목표



미국 텍사스 주 보카치카에 위치한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되고 있는 스페이스X 스타십. 출처=스페이스X



이번 발사는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에서 이륙 후 90분간 비행한 뒤 하와이 카우아이 섬 북서쪽 해안 100km 근해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사용된 스타십은 시제품(프로토타입)인 십 24(Ship 24)와 부스터 7(Booster 7)이며, 두 비행체를 사용한 처음이자 유일한 비행이었다. 부스터 7은 33개의 랩터 메탄 액체 산소 엔진을 장착했으며, 이륙 후 169초간 출력한 뒤 정지하고, 3초 뒤에 분리되어 다시 재시동해 8분 후 멕시코만 해안에서 32km 떨어진 곳에 착륙하기로 돼있었다.

부스터 7에서 분리된 십 24는 6개의 랩터 엔진을 활용해 6분 30초간 가속한 다음 시간당 2만8163km/h까지 가속할 예정이었다. 이후 지구 궤도권을 비행하다가 재진입 절차를 거쳐 카우아이 섬 북서쪽 해안에 착륙하는 것이었다. 이 테스트에서 부스터 7이 멕시코만에 안정적으로 착륙하고, 십 24가 하와이에서 회수됐다면 역사에 한 장면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륙 성공 후 39km 상공에서 폭파, 어떻게 봐야하나



스타십은 30km 상공을 넘어선 시점에서 자세 제어에 실패해 허공에서 텀블링하기 시작했다. 출처=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지난 4월 17일에 이미 비행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1차 발사 당시 연기된 이유는 슈퍼 헤비 연료 탱크의 압력 문제와 연료 주입 압력 밸브가 동결됐기 때문이고, 48시간이 지난 20일에는 이 문제가 해결돼 성공적으로 발사에 성공했다. 2차 발사 시도에서도 카운트다운을 약 40초 남긴 시점에서 탱크의 압력이 높아 발사가 정지됐지만, 압력 문제를 해결한 다음 다시 발사를 시도해 성공했다.

정상적이라면 이륙 약 3분 후 슈퍼 헤비 로켓이 분리됐어야 했지만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았고, 39km까지 올라간 뒤 몸체가 연결된 상태에서 텀블링을 하기 시작했다. 그다음 4분이 지난 시점에서 30km까지 추락했을 때 스페이스X가 폭파 명령을 내렸다. 다만 발사 직후부터 어느 정도 문제는 예상된 상황이었다. 이미 이륙 시점에서 33개 엔진 중 3개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12km 지점을 넘었을 때 6개의 엔진이 먹통이 됐다. 이로 인해 고도를 잃고 자세가 무너지면서 기체가 회전하기 시작했고, 스페이스X가 폭파 명령을 내렸다.


4분이 지난 시점에서 스페이스X가 폭파 명령을 내렸다. 출처=스페이스X



기체가 폭발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 시선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번 테스트에서 스타십은 로켓발사의 최고 난관인 최대동압점(point of the maximum dynamic pressure, Max-q)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맥스 큐는 로켓 발사체 주변의 동압이 최대가 되는 지점을 뜻하며, 비행 구조체가 가장 큰 외력을 받는 순간이다. 만약 이 점을 돌파하지 못한다면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셈이어서 재설계해야 한다. 과거 챌린저호 참사도 맥스 큐 지점을 통과할 때의 충격으로 로켓 부스터의 틈새가 파괴돼 발생했다.

하지만 스타십은 고도 11~15km를 넘어 39km까지는 비행을 완수했기 때문에 지구 궤도를 이탈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부가적으로 허공에서 수 차례로 동체가 회전했음에도 곧바로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구성 역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따를 것이다. 이번 테스트는 그간 스타십의 특이한 외형 등으로 인해 의심받았던 여러 의혹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며, 2단 부스터의 문제만 해결한다면 향후 비행에서는 성공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륙 성공만으로 가치 있는 시험


스페이스X의 수석 통합 엔지니어인 존 인스프러커(John Insprucker)는 “스타십의 첫 비행은 개발 테스트의 일환이다. 우리의 목표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다음 목표를 준비하는 것이다”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테스트였으며, 스타십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테스트 중 가장 멋진 마무리를 선사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십이 폭파된 직후 스페이스X 직원 모두가 환호를 지르면서 시험 비행 성공을 축하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 발사의 성공을 축하하며, 앞으로 몇달 뒤에 또 다른 테스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스페이스X



국내 언론들 사이에서 시험 비행이 실패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오히려 외신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하와이까지 가서 착륙했다면 세기의 기록으로 남았겠으나, 초도 비행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초대형 발사체가 이륙을 성공했다는 점 자체가 기념비적인 일이다. 이번 테스트를 완전히 실패로 규정하려면 1단 로켓의 이상으로 맥스 큐 지점을 넘지 못했다거나, 이륙 직후 폭발했을 경우다.

이미 스페이스X는 여러 대의 스타십을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차례 시험 발사를 더 거친 다음에는 유인 우주선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첫 발사를 축하했으며, 앞으로 몇 달 뒤에 여러 차례의 시험 비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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