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가요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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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선 쓰레기가 내려오지 않는다 작성자 : 대한민국인디언

기미가요에 대한 고찰앱에서 작성

Marrio

2025.02.12 15:18:12

조회 100 추천 0 댓글 2

문득 일본의 국가를 불러보고 싶어졌다.

그러나 일본은 일본제국 시절부터 기미가요를 부르고 있어서, 내 역사관으로부터 기인한 불쾌함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전쟁의 적이었던 공산국가의 후신인 러시아의 국가를 듣거나 부르는 데에는 전혀 거부감이 없다.

러시아 국가는 1991년 소련해체 후 한 번 다른 곡으로 바뀌었다가

가사가 정해지지 않은 채 9년이 지나서 2000년에 기존 소련국가의 멜로디에 가사를 바꿔서 현재의 러시아 연방 국가로 확정했다고 한다.

이들은 소련을 스스로의 손으로 해체한 후 기존의 이념을 버리고 쇄신하기 위해 그 상징적 의미로 기존의 국가를 버렸을 것이다.

여기에서 의문이 들었다.

왜 일본은 아직도 기미가요를 쓰는가?

나는 제대로 알고 불쾌해하거나, 오해를 씻고 알빠노를 시전하기 위해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일단 가사를 직접 확인해보았다.

君きみが代よは

千代ちよに八千代やちよに

さざれ石いしの

いわおとなりて

苔こけのむすまで

이게 전문이다.

"기미"의 시대는 천세, 팔천세에 조약돌이 뭉쳐 바위가 되고 이끼가 낄 때까지

라는 뜻이다.

이 노래는 가사가 먼저 만들어져서 1000년 동안 이어져오다가, 곡은 상당히 최근에 확정되었다.

"기미"는 본래 임금 군 자로, 과거 일본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왕", 즉 천황을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시대가 지남에 따라 단순한 2인칭으로 바뀌었다.

그 탓에 지금에 와서 기미가요가 지어질 적에 "기미"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일본제국 시절에 기미가요는 천황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을 명확히 하였고,

본국과 식민지의 학교에서 제창을 강제했다.

그러나 1945년 일본제국의 무조건 항복 이후 GHQ에서 일장기 사용을 제한한 데 비하여 기미가요의 제창을 금지하지는 않았으며,

1950년부터는 다시 일장기와 기미가요의 사용을 권고했고

1977년에 기미가요를 다시 일본의 "국가"로 지정했다.

1989년 학습지도요령의 개정으로 입학식과 졸업식에서 일장기 사용과 기미가요 제창을 의무화했고, 징계처분도 함께 제정했다.

일련의 흐름을 보았을 때

일본은 일본제국이 기미가요에 부여한 의미를 지난 시대에 버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아왔다.

가사도 음률도 그대로이고, 학교에서 제창을 강제하는 것도 그대로다.

하지만

2022년 최고재판소(대법원+헌법재판소)는 기립제창을 거부한 교사의 재임용을 탈락처리한 지자체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일본이 기미가요를 이용하는 파시즘적인 그 태도가 3년 전에 갑자기 바뀐 것일까?

우리의 편견과는 달리 일본은 양심의 자유에 따라 과거사를 비판할 자유를 인정하는 국가였을까?

정녕 그 일본제국과는 다른 국가로 다시 태어난 것인가?

3년 전의 판결에 대해 직접 검색해서 알아봤다.

일단 "재판소" 사이트에서 웹상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

포함되는 텍스트에 "기미가요", "불기립" 등을 넣어서 레이와 1년부터 6년까지 기간설정하여 검색해보았으나,

全ての裁判例が本システムに掲載されているものではありません。

라는 문구만이 나를 반겨줄 뿐이었다.

大阪教育法研究会에서 작성한

「日の丸・君が代」処分事例集 문서에 따르면,

원고인 중학교 교사는 레이와2년(2020년) 11월 26일 "大阪府立高校・不起立再任用拒否事件"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패소했다.

그러나 레이와3년(2021년) 12월 9일 2심 판결에서 역전승소했는데, 이는 "과거 원고보다 무거운 징계처분을 과거에 받은 교원이 같은 시기에 재임용된 사실에 비추어 제도의 평등에 반하여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기미가요의 기립제창 의향 확인이 사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도 명시했다.

그리고 레이와4년(2022년) 6월 16일 지자체(오사카부)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학교의 계고 처분은 합헌, 그러나 그에 따른 재임용 거부는 위법한 것으로 지자체의 손해배상이 확정된 것이다.

이 판결은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 성명에서 비판받았으며, 이들은 기미가요 제창시의 기립, 제창, 반주를 포함해 국기, 국가를 강제하는 일이 없도록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참고로, 승소한 중학교 교사는 징계처분취소소송에서는 패소했다. 이는 "大阪市立中学校・不起立戒告処分事件" 사건으로, 양심의 자유, 장애인 학생에 대한 배려였다는 항변 등에도 불구하고 "부기립은 식전의 질서나 분위기를 일정 정도 손상시키는 것으로 학생에게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다"며 당 교사는 직장을 확정적으로 잃었다.

즉, 이 판결은 일본의 헌법 정신이 과거사의 쇄신으로 선회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행정처분의 법적 타당성에 대해 판시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지닌 채 다시 위 나무위키에 게재된 내용을 다시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적어도 "기미가요"에 대한 일본의 자세를 보았을 때에는, 정부 차원에서는 일본제국 시절의 사상이나 이념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쇄신하려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아무래도 내가 내 입으로 일본의 국가를 부를 날은 아직 멀었지 싶다.

아래 출처

https://www.courts.go.jp/index.html

https://kohoken.chobi.net/cgi-bin/folio.cgi?index=doc&query=/lib/khk194a2.htm#20221128

https://www.nichibenren.or.jp/document/statement/year/2012/1201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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