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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정신병걸려서 존나추운 요즘날씨에 어울리는 소설_2앱에서 작성

vc_do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7 13:27:43
조회 38 추천 1 댓글 0

거친 눈보라 속에서, 
하얀 늑대는 발걸음을 멈췄다.
흐릿한 달빛이 구름 사이로 새어 나오며, 
얼어붙은 폐허를 드러냈다.
한참 동안 흔적도 없이 걸어온 길이지만,
이곳은 달랐다.
눈 위에 남아 있는 발자국.
최근에 찍힌 흔적.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이미 인지하지 못할 흔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시야에는 
눈의 미세한 굴곡과 압력이 남아 있었다.
한 사람이 오갔다.
발자국의 깊이, 크기, 보폭—
'어린 놈이군, 게다가 꽤 민첩한 편이다.'
늑대는 코를 들이마셨다.
희미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져왔다.
기름 냄새, 불탄 냄새.
그는 눈을 좁혔다.
이 흔적을 따라가면 반드시 
그가 숨어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다.
늑대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허가 된 빌라가 눈앞에 드러났다.
멀리서 보면 그저 무너진 건물일 뿐이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감춰진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잡하지만 치밀한 방어 구조.
문 앞에 어긋나 있는 벽돌, 
제대로 눌리지 않은 눈 위에 미세한 와이어.
'인간이 만든 함정.'
그는 숨을 내쉬었다.
천천히 눈을 집어 들어 발사 장치를 향해 던졌다.
—철컥! 
와이어가 팽팽하게 당겨지며, 
위에서 날카로운 금속 막대가 떨어졌다.
그는 고개를 살짝 움직이며 피했다.
파이프는 그의 코앞을 스치며 
바닥에 쾅 하고 꽂혔다.
늑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코를 들이마시며 조용히 생각했다.
이 함정의 목적은 침입자를 막는 것이 아니라, 
침입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적을 경계하며 살아온 인간이었다.
늑대는 함정을 하나씩 해체하기 시작했다.
끊어진 와이어, 숨겨진 판자, 
미세하게 느껴지는 금속 냄새.
그가 남긴 흔적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마침내, 길이 열렸다.늑대는 조용히 빌라 안으로 들어섰다.
한기가 가득 찬 공간, 
그러나 이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그는 방 안에 놓여있는 지도를 펼쳤다.
붉은 X자 표시. 규칙적인 정리.
그는 천천히 손가락으로 지도 위를 훑었다.
'단순한 생존이 아니다. 
체계적인 계획이 있었다.'
다음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훈련실로 개조된 작은 공간.
해진 천이 걸린 과녁판이 
벽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늑대는 발걸음을 멈췄다.
오래된 단검들이 과녁에 깊이 박혀 있었다.
날이 닳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그는 손가락 끝으로 단검 하나를 잡아 빼냈다.
무게를 재보듯 가볍게 흔들어 보았다.
'잘 다듬었군.'
한두 번 던져본 것이 아니다.
수천, 수만 번 던지며 갈고닦은 흔적.
오랜 시간, 혼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인간.
늑대는 무심하게 단검을 제자리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다시 지도 앞으로 돌아왔다.
이 인간을 죽이고 물자를 차지하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까.
늑대가 살던 지역의 감염자들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더 이상 피난처가 없어 새로운 지역을 찾던 중, 이곳을 발견했다.
늑대는 이곳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은 이 지역에서 오래 살아남았다.
그를 앞세우면, 정보도 얻고, 위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하얀 야수는 짧게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살려둔다."
 
그는 인간의 발자국이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사냥감의 흔적.
길을 따라가며, 늑대는 다시 코를 들이마셨다.
그는 눈을 좁혔다.
바람이 감싸고 있는 냄새 속에서, 
많은 정보를 획득했다.
감염자의 피 냄새.
그리고 인간.
그는 속도를 줄였다.
신중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기척을 죽였다.
편의점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이 감염자와 싸우고 있었다.
늑대는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이 인간이 어떻게 싸우는지,
어떤 방법을 쓰는지, 모든 것을 지켜보면 된다.
감염자는 빠르고 강했다. 하지만 인간은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도 계산하며 반응했다.
마지막 단검을 던지는 각도, 거리. 
'이 녀석의 특기군.'
늑대는 여유롭게 기다렸다.
그리고 감염자가 쓰러지자, 조용히 움직였다.
지금이 가장 쉬운 순간이다.
이미 피곤할 대로 피곤해진 인간.
한순간의 틈.
그것만 있으면 충분했다.
늑대는 그림자처럼 다가갔다.
바람에 실린 소음에 묻혀, 
발자국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인간이 식료품을 배낭에 쑤셔 넣을 때―
지금이다.
늑대의 손이 뻗어 나갔다.
그러나,
인간이 본능적으로 반응하며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런 힘만으론 늑대한테 상대가 되지 않았다.
늑대는 손쉽게 팔을 틀어내며 
그를 구석으로 몰아넣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대화를 시도했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사냥꾼은 사냥감과 대화하지 않는다.
사냥꾼이 사냥을 마무리 지으려는 순간―
인간이 마지막 발악을 하듯 단검을 던졌다.
예상된 움직임이었다. 
늑대는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칼날이 털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인간의 눈이 절망으로 물든 것이 보였다.
다음 순간,
늑대는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거대한 그림자가 한순간에 인간을 덮쳤다.  
"…!"  
그가 반응할 새도 없이, 
강한 힘이 손목을 비틀었다.  
손에 쥐고 있던 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로 그때, 늑대의 다리가 번개처럼 움직였다.  
―쾅!  
강한 무게가 인간의 가슴을 짓눌렀다.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늑대는 단 한순간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대로 목덜미를 찍었다.  
A의 몸이 축 처지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짧은 경련이 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숨소리가 조용히 가라앉았다.  
늑대는 눈을 좁혔다.  
머리를 살짝 기울이며, 숨이 끊긴 것이 아니라 단순한 기절임을 확인했다.  
사냥이 끝났다.  
그는 쓰러진 인간을 집어들었다.  
조용히,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의 거점으로 향했다.
이후 그는, 인간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A는 깊은 어둠 속에서 가라앉아 있었다.
눈을 뜨지 않아도,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펑!
폭발음이 귀를 찢었다.
뜨거운 열기가 덮쳐오며 폐를 죄었다.
눈앞에 번지는 불길, 검붉은 연기, 그리고 비명.
“도망쳐!”
익숙한 목소리.
그러나 그 목소리는 금세 불길 속으로 삼켜졌다.
그는 발이 묶인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온몸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숨이 막혔다.
불이야!
눈을 감아도, 귀를 막아도 사라지지 않는 그 때의 기억이 밀려들었다.
까맣게 탄 잿더미 위에서 손을 뻗는 형체들.
타들어가는 얼굴들.
“싫어…”
A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폐가 쪼그라들듯 숨이 막혔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차가운 감각이 온몸을 짓눌렀다.
공기가 싸늘했다.
눈앞에 퍼지던 불꽃이 꺼졌다.
비명이 사라졌다.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차가움 속에서, 그는 눈을 떴다.
희미한 빛이 흔들렸다.
A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몸이 축 처져 있었고, 손목이 묶여 있었다.
차가운 바닥이 등 뒤로 느껴졌다.
눈을 뜨자, 방 안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의 시야 한쪽에 커다란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A의 머릿속에서 불길과 비명이 완전히 사라지기도 전에, 
야성적인 기운이 덮쳐왔다.
차가운 푸른빛.
날 선 기운.
그것은 불길과는 전혀 다른 공포였다.
A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그를 제압한 하얀 늑대가 있었다.
커다란 실루엣이 침착하게 앉아 있었다.
그를 감시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A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손이 묶여 있어 쉽지 않았다.
“…시발.”
그가 힘을 주어 버둥거리자,
눈앞의 그림자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움직이지 마라.”
명령조였다.
짧고, 단호하며, 반박을 허용하지 않는 어조.
A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존재를 마주했다.
거대한 몸집, 새하얀 털,
그리고 얼음처럼 차가운 푸른 눈동자.
왼쪽 눈을 가로지르는 깊은 흉터가 선명했다.
A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것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었다.
무기의 흔적이었다.
칼에 베인 것인가, 아니면 도끼에 찍힌 것인가.
오래된 상처였지만,
아직도 그 자국은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등쪽의 흉터자국이 저릿했다.
그의 상처와, 자신의 화상 자국이 겹쳐졌다.
"…왜 살려둔 거지."
A는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며 물었다.
그러나 늑대는 감정 하나 섞이지 않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 지역을 잘 알고 있겠지.”
A의 미간이 좁혀졌다.
“감염자가 어디에 있었고, 어디가 안전한지,
또 물자가 어디에 있는지.”
A는 이를 악물었다.
그가 왜 자신을 살려둔 건지, 이제야 확실해졌다.
빌라를 샅샅이 뒤졌다면, 이미 알았을 것이다.
자신이 이 구역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것.
혼자였음에도 살아남을 만큼, 충분히 철저했다는 것.
A는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내가 미쳤다고 이 모든 걸 
너 같은 짐승한테 넘겨줄 것 같아?”
늑대는 미세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코를 찡그리며, 
비웃음 섞인 숨을 내쉬었다.
그림자가 천천히 A에게 드리웠다.
눈앞이 어두워졌다.
“네 입을 열게 하는 건 어렵지 않아.”
바닥에 내려앉은 목소리가 
살을 파고들 듯 차가웠다.
A의 손끝이 저릿하게 굳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한순간이라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됐다.
늑대는 움직이지 않고 A를 내려다봤다.
"그렇게 혐오하던 수인의 발밑에서 눈을 뜨는 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나 보군."
그 말이 끝나자, 침묵이 흘렀다.
A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 말투.
그 어조.
그리곤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네놈도 인간들한테 
별로 좋은 기억이 없나 보군.”
그 말을 듣자, 늑대는 낮게 웃었다.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가 사라졌다.
"상관없다."
늑대는 몸을 일으켰다.
그림자가 걷혔고, 
창밖으론 달빛이 비치고 있었다.
"살고 싶으면, 시키는 대로 해."
A는 그의 말을 곱씹었다.
이건 협상이 아니었다.
협박이였다.
A는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비꼬듯 입을 열었다.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지?”
늑대는 가만히 A를 내려다보았다.
푸른 눈이 빛을 머금고 차갑게 흔들렸다.
"..."
짧은 침묵.
A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조소했다.
“개새끼라고 부를 순 없잖아.”
그 순간,
늑대의 표정이 변했다.
날카로운 기운이 순간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턱!
강한 손이 A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
A의 숨이 막혔다.
차갑고 단단한 손아귀가 목을 조여 왔다.
A의 시야가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죽고 싶나.”
짧고 낮은 목소리.
감정이 배제된, 살의가 담긴 경고.
손아귀의 힘이 점점 조여졌다.
A의 숨이 거칠어졌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그러다,
늑대가 손을 놓았다.
“흥…”
늑대는 코웃음을 치며 몸을 일으켰다.
그가 한 발짝 물러서자,
숨막히는 긴장감이 미세하게 풀렸다.
그리고
“…B.”
A는 허겁지겁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래, 이제 이 늑대를 그렇게 부르면 될 것이다.
A와 B.
서로를 경계하며,
서로를 믿지 못한 채,
서로 힘을 합쳐야 하는 존재들.

그들의 불안한 공존이,
그들의 처절한 생존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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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추워지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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