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공식 메뉴는 1인분 11,000원 짜리 삼겹살이었는데,

그날은 뭔 바람이 불었는지 한우집에 가는 거임.

"다들 고생했고, 마음 껏 먹어."

우린 신나서 고기 졸라게 먹었지.

싱글벙글한 직원들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대표 낯빛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야, 여기 냉면 맛집이야. 냉면 시켜."

"밥은 안 먹냐?"

중간중간 겐세이 졸라게 놓더라.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와 한우가 다르긴 다르다."

"떡심 맛있다."

"여기 꽃등심 3인분 더 주세요!"

술은 제쳐두고 고기만 조졌지.

"지연아 잠깐만..."

아직 채 배가 차기 전,

어두운 낯빛의 대표가 경리를 부르더라.

대표와 나갔다 들어온 경리.

"이제 정리하시고 2차 갈게요. 2차는 앞에 치킨집으로 모이시면 됩니다..."

씨발

사줄거면 걍 시원하게 사주지.

배에서 아직도 고기를 아우성치고 있는데,

바로 시마이 시키더라.

2차로 간 치킨집이 더 가관이었다.

4~5명 한 테이블에 치킨 양념반, 후라이드반 한 마리씩...

성구야 잘 살고 있니?

요즘 돈 없다고 직원들 짜르면서도 차 새로 뽑고, 허구헌날 골프치러 다닌다며?ㅉㅉ

직원 귀한 줄 알아라.

짜르고 신참 뽑고,

짜르고 신참 뽑고,

그러니 회사 매출이 올라갈 일이 있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