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www.nexon.com)과 PC방 업주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유는 넥슨 측이 다음달 1일부터 새로 적용하려 하는 새 요금제도 때문이다. 기존에 각 게임별로 정액제를 실시했던 넥슨이 정량제로 전환하려 하자 PC방 업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벌어진 넥슨 본사 앞의 항의 집회는 사옥 안으로 진입하려는 PC방 업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넥슨 측이 충돌하면서 유혈사태까지 벌어졌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를 위시로 한 PC방 업주들은 24일 4차 협상에서도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한다면 오는 28일 대규모 시위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진행 과정과 양측의 주장을 정리해 본다. ▶사건 진행 과정=지난 7일 넥슨은 기존 정액제에서 통합정량제, 개별정량제, 프리미엄 정액제 등 3가지로 세분화시킨 새 요금제도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기존 정액제 하나만을 선택해야 했던 PC방 업자들에게 상황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PC방 업자들은 이에 크게 반발했다. 넥슨 측이 밝힌 새 요금제의 도입 취지는 수사에 불과하고, PC방 쪽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제도라는 것이다. 넥슨 측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쪽은 엇갈리는 논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그 동안 3차례(15일, 21일, 23일) 협의를 가졌다. 그 가운데 3차 협의 도중 PC방 업자들과 넥슨이 동원한 경비업체 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일부 사람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24일 오후 5시 현재 협의가 열리지만 요금제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가 커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PC방 업주들의 주장=PC방 업주들은 넥슨의 새 요금제는 새 게임을 끼워팔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한다. 넥슨의 '카트라이더'가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정량제를 통해 '워록' '제라' 등 신작을 무임승차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의 조광혁 사무국장은 "90% 이상의 PC방들이 이번 요금제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PC방 업주들을 위한 결정이라는 넥슨의 주장은 언어도단이다"라고 말했다. 조 국장은 "통합정량제를 선택하지 않고 개별정량제나 프리미엄 정액제를 쓰더라도 대부분의 PC방에선 기존 정액제 13만2천원보다 더 많은 비용을 써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PC방 측은 넥슨이 기존 정액제를 유지하면서 새 요금제도안을 도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넥슨 측의 주장=넥슨은 현재 반발하고 있는 PC방 업자들의 순수성을 의심한다. 집회에 나서고 강력히 항의하는 쪽은 대부분 대형PC방이라는 것이다. 넥슨의 새 요금제로 전환한다면 넥슨 가맹PC방 1만7천여개 중 60% 정도의 PC방이 요금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넥슨에 의하면 영세 PC방에 유리한 제도를 두고 대형 업체가 시샘하고 있는 셈이다. 넥슨의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로 전환한다 해도 넥슨 측엔 큰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제도 변경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인기 있는 카트라이더가 언젠가 인기가 떨어진다면 PC방 업자들은 개별정량제를 통해 카트라이더를 포기할 수 있다"며 "오히려 우리는 더 큰 위험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넥슨은 이번 새 요금제는 합리적인 요금체계로의 전환일 뿐 어떤 의도도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누구 주장이 맞나=양측의 주장엔 엇갈리는 것이 많다. 그 중에서도 새 요금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PC방 통계에 대한 차이가 크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전체PC방의 90%가 요금제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넥슨은 60%의 PC방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말한다. 이 통계만큼 요금제에 대한 해석도 가지각색이다. 요금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김한준 기자 star@mydaily.co.kr) - 언제나 즐거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