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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4} 고려 서북영토 경계에 대한 학계 논문 소개

통일은자유민주주의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2 17:32:40
조회 156 추천 7 댓글 2


KCI 등재

고려 서북면 경계 재검토-강동 6주(江東六州)를 중심으로-Review of the Northern Limit Line of Goryeo Dynasty -Around the Gangdong 6 states


최근에 압록강(鴨淥江)과 강동 6주에 대한 주장이 학계에서 새롭게 제기됐다.

 남의현은 중국 여러 사서(史書) 등에 등장하는 압록수(鴨綠水) 또는 압록강(鴨淥江)은 현재 압록강(鴨綠江)이 아니며 현재 요하(遼河)라고 주장한다.5) 15세기 이전 사료에 기록된 압록수(鴨綠水) 또는 압록강(鴨淥江)은 선박 통행이 가능한 모습인데, 요하는 선박 통행이 가능하지만 현재의 압록강 (鴨綠江)은 선박 통행이 불가능함을 근거로 제시했다.

 윤한택은 『고려사』지리지 서문(序文)에서 말하는 고려 서북면 한계인 압록강(鴨綠江:鴨江)은 현재 압록강(鴨綠江)이 아니며, 국경선인 압록강(鴨淥江)과 서로 한자 음(音)이 같아 혼동해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6) 『고려사』 지리지 의주(義州)의 연혁에 따르면 1117년(예종 12년) 요나라는 금나라에게 쫓겨 가면서 고려에게 압록강(鴨綠江) 동쪽의 보주(保州) 지역을 돌려준다. 고려는 보주를 의주 방어사(義州防禦使)로 고친다. 이 기록에 대해 일반적으로 고려가 돌려받은 보주의 명칭을 의주로 바꾼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윤한택은 요나라 보주 선의군 소속이었던 것을, 고려가 평안북도 의주(義州)에 성을 쌓아 의주방어사로 삼고 그 관할 아래 소속시켰다고 해석했다. 그 결과 후방 방어선으로서 압록강(鴨綠江)이 부각되면서, 국경선인 압록강(鴨淥江)과 한자 음이 같아 혼란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경선인 압록강(鴨淥江)은 현재 요하(遼河) 지류로 비정했다.

 남주성은 현재 비정된 강동 6주 지역을 고려-요나라 전쟁 상황과 연결지어보면 군사전략전술 상에서 부자연스러운 점이 발견됨을 지적하면서 고려와 조선 및 중국 문헌자료를 근거로 강동 6주를 다시 추정했다. 993➰1018년 3차에 걸쳐 고려가 요나라와 벌인 주요 전쟁지역인 강동 6주는 현재 압록강 남쪽, 평안북도 서쪽 일대가 아니라 중국 요녕성(遼寧省) 철령(鐵嶺)과 개원(開原)일대이며 당시의 압록강(鴨淥江)은 현재 요하로 추정했다. 선행 연구는 고려 서북면 한계인 鴨淥江(압록강)을 현재 북한-중국 국경인 압록강(鴨綠江) 또는 요하(遼河)로 보고 있다. 그런데 鴨淥(압록)의 중국어 발음은 ‘yalu’ 로, ‘yalu’는 만주어(滿洲語)로 ‘경계·토지의 구역을 가르는 경계(境界)’를 의미한다.8) 즉, 鴨淥은 만주어 ‘yalu’를 한어(漢語)로 음차(音借)한 것으로, 鴨淥江은 ‘경계·토지의 구역을 가르는 경계의 강’의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鴨淥江은 어느 특정 강을 의미한다고만 볼 수 없으며, 경계를 마주하는 두 정치 집단의 정치·군사적 힘의 변동에 따라 변화 가능한 강으로 봐야 할 것이다.

 쓰다 소키치나 윤병무가 강동 6주를 현재 압록강(鴨綠江) 남쪽인 평안북도 서쪽 일대로 비정한 것은 鴨淥江과 鴨綠江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현재 북한-중국의 국경인 鴨綠江으로 인식한 결과이다.


 가-1에 따르면 보주는 동경통군사(東京統軍司)에 예속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경(東京)은 요나라 5경(京) 중 하나로, 『요사』 지리지에 따르면 현재 요양(遼陽)으로 비정된다. 동경의 범위는 현재 요하(遼河)를 중심으로 그 동서 지역과 요동반도를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가-1을 보면, 요나라 통화(983➰1011) 말에 요나라는 보주 지역에 각장 (榷場)을 설치했음을 알 수 있다. 한참 뒤의 일이기 하지만 1088년(선종 5) 요 나라가 압록강(鴨淥江)가에 각장을 설치하려고 하자 고려는 세 번이나 표문을 올려 설치계획 중단을 요청했다.41)

 보주에 각장을 설치한 시기는 보주가 요나라에게 귀속된 1014년 전의 일로, 아직 보주는 고려 영토였다. 아마도 고려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을 것이다. 각장은 교역을 위해 설치하는 일종의 시장(市場)이다. 압록강(鴨淥江)에 요나라가 계속해서 각장을 설치하고자 하고, 고려가 이에 강력하게 항의 한 것은 압록강(鴨淥江)일대에 각장이 설치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해 고려·요나라 모두 주도권을 포기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요나라 동경의 범위에서 각장으로 적합한 자연지리 환경을 가진 곳은 요녕성 철령(鐵嶺)·개원시(開原市) 일대이다.

 이들 지역은 요나라 중심지인 중국 내몽골 동부 초원 지대와 고려·여진의 활동지역인 장백산맥(長白山脈)·천산산맥(千山山脈)의 내륙산간지대를 연결한다. 또한 이 지역에 범하(凡河)·시하(柴河)·사하(沙河)·청하(清河)·구하(寇河) 가 동에서 서로 흘러 요하로 들어간다. 이들 하천은 수량이 풍부하고 강폭이 넓으며, 긴 지역에 걸쳐 흐른다. 때문에 결빙기(結氷期)를 제외하고 근대까지 요하의 수운교통로 일부로 활용됐다.


 필자는 지리지를 포함한 여러 문헌과 고고학 자료 그리고 자연 지리를 토대로, 강동 6주의 범위를 다시 선정하여 고려 서북면 경계를 재검토 하고자 한다. 고려 서북면 경계 변화를 요나라·금나라·원나라 3시기로 구분해 살펴본 결과, 993년 서희의 담판으로 고려는 강동 6주를 차지하지만 1014년 강동 6주 일부인 보주(保州)를 요나라에게 다시 빼앗긴다. 1117년 고려는 보주를 되찾게 되면서, 보주를 의주방어사(義州防禦使)로 고치고 압강(鴨江:鴨淥江)을 국경으로 삼아 관방(關防)을 설치했다.

 그 뒤 몽골군의 칩임을 받게 됐지만, 『고려사』지리지 북계(北界) 연혁에서 강동 6주를 몽골군에게 빼앗겼다거나 회복했다는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는 점으로 볼 때, 고려 멸망까지 보주를 포함한 강동 6주는 고려가 차지하고 있었고 강동 6주가 고려 서북면 경계를 이루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요사』 지리지에 따르면 요나라는 보주 지역에 각장(榷場)을 설치한다.

 각장이 설치될 만한 자연지리와 왕적의 『요동행부지』를 검토해 본 결과, 보주는 현재 중국 요녕성 서풍현 동쪽 구하(寇河) 남쪽지역으로 추정된다. 보주는 강동 6주 중 가장 북쪽에 있던 곳으로, 보주를 중심으로 강동 6주의 범위를 추정해 보면 현재 서풍현 동쪽 구하 남쪽지역에서 철령현 동쪽 범하(凡河) 북쪽 지역까지 선정할 수 있다. 이 같은 강동 6주의 범위는 『선화을사봉사금국행정록』에서 고려와 금나라의 경계라고 기록한 천산(天山), 즉 길림합달령 동쪽지역과 일치한다. 고려 서북면 지역은 대략 구하 상류를 압강(鴨淥江)으로 삼고, 길림합달령을 서북면 경계로 삼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섭 교수
-인하대학교 대학원 융합고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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