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얘들아. 내가 이 갤러리를 찾아온 이유는 양성애자와 트랜스젠더들이 있기 때문이야. 아마도. 갤러리 설명으로는 그런거 같으니까.

이 갤러리 오기 전에 여장 갤러리나 오토코노코 갤러리도 가봤는데 그곳들 보다는 이곳에서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을거 같았어.

아무튼 계속 이어서 말하자면

관심이 생겼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 애를 썼어. 보통 다들 그러잖아. 썸타는거. 뭐 썸을 탔다는건 아냐. 하지만 고백하기에 앞서 최소한 내가 상대를 좋아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은 줘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내 나름대로 애를 썼어.

아 여기서 웃긴게 뭐냐면. 내가 걔 좋아하게 된건 골반이 커서 그랬어. 보통 남자는 여자보다 골반이 작잖아. 여장해도 골반이 작아서 좀 일자형인 그런 느낌이 들잖아? 근데 걘 아니야. 진짜 항아리 모양이 나올 정도로 골반이 꽤 크더라. 그래. 나 속물이야. 외형 보고 끌렸어. 근데 다들 그렇지 않아? 일단 외적으로 끌려야 저 사람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지지 않아? 물론 그렇지 않기도 해. 온라인에서는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 서로 대화를 나누며 이해하다보면 내면의 아름다움에 끌리기도 하고 그렇잖아.

이런 말 하기 뭐한데 우리 부모님은 이혼하셨어. 누가 옳고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쨋든 시발점은 인터넷 채팅이었어. 오래된 얘기지만. 서로 얼굴 보고 만나서 모텔가고 그런것도 아닌데. 그저 인터넷 채팅만으로도 이혼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어. 마찬가지로, 인터넷상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매력을 느낄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애가 여장을 하고, TS 선언을 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 솔직히 말해서 너희도 그렇지 않아? 관심 없는 사람하고 오랫동안 진중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얼마나 있어? 최소한 난 그래. 그 애가 TS 선언하기 전엔 그런 대화를 나눌 필요성을 못 느꼈어. 물론 우리는, 어. 그러니까 나와 그 애는 어떤 소규모 커뮤니티에 속해 있었어. 비공개 카페에. 거긴 그냥 디씨 갤러리와 비슷한 곳이었어. 내가 디씨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디씨와 비슷하다는건 거서 놀면서 알게 되었지.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그냥 시시콜콜한 얘기나 뻘글이나 썼어. 

아, 배고프다 뭐 먹지? 아 겁나 할거 없네. 울팀 다 똥쟁이 밖에 없네. 그림 겁나 안그려지네. 나라꼴이 말이 아니네 등등... 이런 뻘글 속에서 가까워 질수 있는 거리는 명확하지 않겠어? 물론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만큼 어느정도의 호의는 보일수 있지만, 딱 그뿐이었어. 그래서 일반적으로 길 가다가 와 저 사람 이쁘네. 저기요, 번호 좀 가르쳐 줄수 있으세요? 같은 식으로 접근하는 거보다야 백배 나았지. 하지만 정말 같이 얼굴 마주보며 놀고 밥도 함께 먹고 하면서 자주 시간을 보내는 관계에선 한참 떨어져 있었어.

내가 글쓰는게 많이 느리네. 화장실 좀 다녀오고 다시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