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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에 이어서 계속

G.man(112.166) 2017.02.09 03:02:07
조회 55 추천 0 댓글 1

내 방엔 고양이가 두 마리있어. 나 혼자 있다보니 너무 외롭고 쓸쓸해서 얘네들로부터 위안을 받으려고 데려왔지. 혼자 있는 것 보단 애완동물이 있는 편이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어?


하지만 요 며칠사이 느끼는게, 그건 완전히 잘못된 거였어. 고양이를 데려왔던거 부터가 단추를 잘못낀 거였던 거야. 이놈들은 내게 위안을 주긴 커녕 온갖 스트레스만 주네. 지금도 난 가슴이 답답해 죽겠는데 이놈들은 그냥 징징거리기만 해. 내가 글 쓰다가 중간중간 멈추는 이유 중 하나는 이놈들 책임이 커.


각설하고, 그런 어정쩡한 관계 였기 때문에 난 쉽사리 좋아한다고 고백할수 없었어. TS 선언했다고 바로 고백하는 것도 웃기잖아. 솔직히 초기에는 그냥 골반 큰거랑, 여장하는 거 정도만 좋아했어. 어차피 성전환하면 가슴이나 뭐 그런건 다 갖추게 될거고. 여장 좋아하니까 이런저런 옷도 입어줄거고. 메이드복이나 제복, 고양이귀 같은 것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남자였으니까 관심사도 나름 비슷한 부분이 있고. 설령 부족하더라도 맞춰가면 되겠지. 뭐 그리 생각했었어.


아 이렇게 보니까 너무 속물 같네 ㅋㅋㅋ 근데 어쩔수 없잖아. 아 솔까 이 시점에서 난 걔 얼굴도 몰랐어. 근데 별로 상관은 없을거 같더라고. 보통 TS할때 성형도 동반하는 편이니까. 그리고 엄밀히 말해서, 걔도 내가 마음에 들어야지. 막상 만나고보니 취향이 아니면 어떻해.

내가 그런거 하나하나 고민하면서 끙끙 앓다가 고민 못하는 그런 쫄보는 아냐. 난 은근히 상남자 기질이 있어서, 이외로 들이대기를 꽤나 해봤거든. 덕분에 쪽팔린 경우도 수 없이 많고. 군복무 중이라 까까머리인 상태에서 헌팅을 시도한 적도 있어. 당연하지만 누가 받아주나;


이런 나였기에 고백하는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어. 단지 언제 어느 시기에 해야 성공할까를 고민했지. 이전에는 너무 성급하게 하다가 안좋은 결과만 나왔으니까. 응. 여기서 밝히는데 난 모쏠이야. 남중 남고, 공대 테크였어. 난 88년생으로 이제 서른이야. 대학교 새내기. 즉 10년 전엔. 그 때만 해도 나의 가치관은 굉장히 보수적이었어. 소개팅 같은건 생각도 안했지. 왠지 그런건 진정한 사랑이 아닌거 같았거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짓이었지. 죽치고 있는다고 사랑이 찾아오나?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뭐한데 난 낭만파야. 같이 술마시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 보단 손잡고 공원을 거닐며 사랑을 속사이는 그런게 더 좋았고, 지금도 그래. 그런데 그런 낭만은 찾아오지 않더라. 운명적인 사랑 같은건 없었어. 나중에는 나 스스로가 운명을 개척해 보기 위해 헌팅을 시도했지만, 다들 알거야. 쉽지 않다는거. 연예인 뺨치는 외모면 모를까, 그저 어느정도 잘 생긴 사람이라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은게 헌팅이야. 나 같이 평범한 남자가 성공시키기엔 어려운 일이었지.


이야기가 딴데로 세어나갔는데, 아무튼 나는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이성으로 관심이 있는 것 같기도,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런 깅가밍가한 수준으로. 그려먼서 난 이런저런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지. 김치국을 마시고 있던 거야. 우리가 사귀기 시작했을 때의 행복한 시간을 말이야. 앞서 말했지만 난 낭만파여서 그런 상상 하는걸 좋아해. 실패해서 비참해질 것을 염려하는 거 보단 훨씬 낫잖아?


근데 그게 문제였어. 내가 너무 시간을 끌었나봐. 아니, 솔직히 그리 긴 시간도 아니었어. 몇 달이나 기다리다 한게 아니란 말이야. 한 달도 안됐어. 아니 그 보다는 좀 더 됐던가? 내가 말했던 커뮤니티. 비공개 카페는 소규모 인원이야. 실 활동인원은 서른명도 안되고, 그나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은 스무명도 안 돼. 설마 그런 곳에서, 불과 얼마 전까지 남자였던 애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 외에도 있을줄 알았겠어?


사실, 난 중간 중간 포기하려고도 했어. 엄밀히 말해 TS를 끝낸게 아니니 남자일 뿐이고. 여장은 그냥 여장이잖아. 남자한테 이러는게 좀 웃기기도 하고 얼굴도 모르는 상황인데. 우습잖아. 골반이랑 여장한거 꼴린다고 그거만으로 사귀는게. 하지만 내 김치국 마시는 상상 때문이었는지, 종국에는 모든 것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고백했어.


처음엔 장난인줄 알더라. 내가 장난처럼 보이게 했으니까. 하지만 우린 나름 대화를 나눴고... 내가 진심이라는걸 입증했어. 문제는... 그래 앞에서 눈치챘겠지. 얠 좋아한건 나 뿐이 아니었어. 내가 고백한 시점에선... 걔는 이미 다른 사람이랑 사귀는 관계였어. 그게 정확히 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어. 물어보지 않았거든. 알면 너무 억울할거 같아서.


걔가 다른 사람이랑 사귀게 된건 정말 우연이었어. 최소한 내가 보기엔 그래. 걔가 올린 여장짤에 달린 반응이 그랬나봐. 나는 모르겠는데, 걔한텐 보였나봐. 뭔가 반응이 이상하다는 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찔러봤데. 물론 처음엔 그냥 놀려줄 생각이었데. 그런데 대화를 하다보니 자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거야. 이런 말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이젠 아무렴 어때. 그 사람은 걔의 여장 짤로 딸을 쳤대. 다리 패티쉬가 있었나봐. 난 사진보고 딸까지 치진 않았어. 하, 그 차이였을까? 내가 아닌 그 사람을 택한 것은?




술 좀 마실게. 생각해보니까 또 억울해. 내게는 참 그래. 드디어 내 인생에도 봄날이 오는가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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