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고려대학교 성추행 의대생의 출교를 요구하는 누리꾼의 시위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8일 이 시위를 처음 제안하고 실행한 김현익(고려대학교 99학번)씨 이후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누리꾼 @Helen3737 은 22일 아침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누리꾼은 짧은 치마에 어깨 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다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슬럿워크(SlutWalk)\' 시위를 벌인 것이다. 슬럿워크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경찰이 \'노출이 심한 여성의 옷은 성범죄의 원인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계기로 많은 여성들이 일부러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나와 이런 견해를 조롱하는 시위 방식이다.

이 누리꾼이 들고 나온 손팻말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손팻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다음 보기 중 성폭행(성추행)해도 되는 여성은?

① 술 취한 여자 (X)
② 야한 옷 입은 여자 (X)
③ M.T가서 술먹은 여자 (X)
④ 밤길에 만난 꼴리는(섹쉬한) 여자 (X)

성폭행(성추행)해도 되는 여성은 \'당근\' 없습니다. 가해자 살리자고 피해자에게 끔찍한 트라우마를 씌울건가요???"

이러한 글을 써온 이유는 자신을 성추행 의대생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린 \'성추행 해명글\' 때문으로 보인다. 이 해명글에는 "성추행 피해자가 술을 먼저 사왔고 자면서 배를 긁거나 상의를 위로 젖히는 등 성추행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써있어 누리꾼의 분노를 자아낸 바 있다. 그러나 이 글이 성추행 의대생 본인이 쓴 글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시위를 벌인 누리꾼은 23일 < 한겨레 > 와 가진 통화에서 "성추행 가해자들을 출교하지 않고 용서하는 듯하는 고려대의 태도는 이 사건을 아직도 남성중심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증거"라며 "성추행 의대생을 사법처리 받아야 하고 고려대는 이들을 출교시키고 의사고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