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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사랑의 열병에 빠져 버렸구나!!

Joker(165.132) 2009.01.07 19:50:07
조회 52 추천 0 댓글 5

뭘 잘못 먹었는지 열이 났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서 제대로 책도 읽지 못하였고,
아랫배가 자꾸 뒤틀리는 바람에 계속해서 화장실을 고통스럽게 들락날락 거렸으며,
전신의 근육에 힘이 빠져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불쾌한 기분이 온 몸을 감쌌고,
나는 이 그지같은 상황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내 방 침대에 누워 간절히 잠을 청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도 안 왔다.
결정적으로 너무 추웠다.

 

결국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양말 세 켤레를 꺼내어 겹쳐 신었다.
흘끗 거울을 보니 얼굴은 창백하고 흰자위는 붉게 충혈되어 있는 것이 병색이 완연한 환자 같았다.

 

나는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되겠어.
몸을 지질 것이 필요해.
뭐 어디 뜨뜻한 게 없나.
옥매트가 필요하다! 전기장판이 필요해!
그것을 내 놓아라! 지금 당장 내 놓으라고!
제기랄! 그게 우리 집 어딘가에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옥매트를 찾아 주춤주춤 거실로 나아갔다.
한 걸음 걸음마다 천 근의 추를 지고 태산을 오르는 듯했다.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아아,

 

털썩...

 

깨어보니 병원이었다.
두통이 사라진 것이 열은 이미 내려 있었다.

 

예쁜 간호사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청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요염한 것 같기도 했다.
끄응.
나는 가는 신음 소리를 냈다.
고통 때문에 내는 신음이 아니었다.
나는 단지 그녀가 너무 예뻤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신음 소리를 냈을 뿐이다.
내 신음 소리를 들은 그녀는 곧장 이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녀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아아, 천사가 잠시 인간의 형체를 갖게 된 것일까?
아니면 그녀는 미의 여신 비너스의 환생이란 말인가?
오오, 나를 하루 종일 괴롭혔던 그 열병은 지금 이 한 순간의 행복을 위해 준비해 둔 것이었던가!!
나를 구원할 천사여,
내 영혼을 지배할 여신이여,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소서!
오랫동안 제 곁에 머무소서!

 

나는 그녀의 가슴 부위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봉긋하게 솟은 젖무덤 사이 그녀의 가슴골을 보려 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내가 그녀의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본 것은 단지 그 부위에 그녀의 이름 석 자가 적혀 있기 때문이었다.

 

\'김개년\'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개년, 개년이라니!
그녀는 아마도 \'金開年\' 이런 한자를 쓰겠지?
쇠금 열개 해년 자.
바로 그것은 황금과도 같은 새해를 연다는 의미야.
기축년 새해를 여는 시기를 맞이하여 이 여자의 이름은 내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음에 틀림없어.
金開年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는 것은 아마도...
오오, 이건 올 한 해 내 운이 좋을 거라는 징조가 아닐까?
맞아! 이 여신이 올 한해 나의 수호천사가 되어 줄 거야.
틀림 없어. 암, 그렇고 말고.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그녀는 다가와 내 이마를 잠시 짚었다.
그녀의 손에서 난초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나는 몹시 흥분하여 하마터면 또 신음 소리를 낼 뻔 했다.
그러나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참아 냈다.

 

\'열은 많이 내리셨네요. 이제 좀 괜찮으신가요?\'

 

나는 곧장 어린애같은 표정을 드러냈다.
나는 갑자기 온순해지고 겸손해진 것 같았다.
강아지가 방으로 불려와 귀여움을 받을 때 감사의 표정을 짓듯이,
나는 마냥 기뻐하는 얼굴로 배실배실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지금 여기서 내가 괜찮아졌다고 말하면 그녀는 곧 떠나갈 것이다.
그건 안돼! 그녀는 내 곁에 있어야 해! 반드시!!
그럼 어떡하지?
맞다! 간질 발작! 바로 그거야!
그녀를 내 곁에 묶어두려면 이 수밖에 없어!!
내가 발작을 일으키면 그녀가 내 곁에서 떨어져 멀리 가버리지는 않을 거야!

 

사실 나는 간질병을 앓고 있지는 않았다.
더구나 간질을 앓는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막다른 궁지에 몰려 있다고 느꼈고, 간질병 환자 흉내를 내기로 결심했다.
참 다행스럽게도 나는 이전에 동영상으로 간질병 환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여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간질병 환자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등을 뒤틀고... 온 근육을 다 사용하여... 입에는 게거품을 물고...
그걸 본 그녀는 당황하여 어찌할 줄을...
나는... 그 틈을 타서... 내 억센 팔로... 슬쩍... 그녀를 안았...
그녀는... 얼굴에 홍조를 띠고...
그녀와 나는... 함께 병상에 쓰러졌...
나는 바로 발작을 멈추었...
그녀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애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았...
나와 그녀는... 나와 그녀는...
아아... 아아... 이를 어찌 다 말로 표현하리오...

 

치료가 끝난 이후 퇴원한 나는 지금 또 다른 열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불치의 병.
나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의 여인,
내 영혼을 지배하는 여왕,
김개년
그녀 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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