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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허락된 여름은 너무 짧다

중년연애고자(112.145) 2024.06.30 15:33:09
조회 60 추천 0 댓글 0

이런 나라도 곁에 둘 수 있어요?

이렇게 부족하고 서툴고 어쩌면 엉망일 수 있는 나인데... 

이런 나를 좀 그대로... 아니 조금은 너그러히 봐주고... 

대신 내가 가진 좋은 점, 멋진 점도 찾아주면서 '이대로의 나' 를 받아줄 수는 없었지요?

내가 누군가를 실망시키거나 힘들게 하거나 한다는 걸, 어느 지점에서 그런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내가 가진 장애처럼, 숙명처럼 튀어나와... 저지르고 상대가 돌아서려면 그 때 정신이 나서 붙잡으려 하고 돌이키려 하지만 사태는 더 나빠질 뿐인... 이 패턴의 반복이었어요. 

연애 유튜브에 보면 '이런 사람 피해라' 하는 유형 중의 하나죠. 

내가 나아질 때까지는, 내 문제를 극복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만나지 않는 게 인류평화를 위해, 민폐 방지를 위해 최선 아니 필수인 건가요?

'아직 준비가 안됐다' 어쩌면 '영원히' 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조금 서글퍼지는 거...

사랑 받고 싶었나봐요. 한번쯤은... 안정적으로 포근하게 쉬고 싶었나봐요. 

바라는 게 많지 않다 여겼는데... 그냥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곁에 있어주고 서로 힘들 거나 아플 때, 같이 해주는 거... 그 정도만요. 정말로 딱 그만큼만 바란 건데... 그게 실은 엄청 힘든 건가봐요.


내가 지금 괴로운 건, 어긋나버린 관계에 대한 자책...

그리고 그 이면에는 '내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 관계는 이어져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이런 모멸감과 상처는 겪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정말 어긋나버린 게 나쁜 걸까요?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다' 고 했죠. '전화위복' 이라는 말도 맞죠. 

만약 어긋나지 않고 더 갔다면...


난 당신의 무심한 말과 차가운 마음에 자주 아파했을 거예요. 

처음엔 참고 이해하다 아프다고 징징거렸겠죠. 그러면 당신은 그런 나를 달래다 지쳐 더 차갑게 멀어져 갔겠죠. 

당신은 유쾌하고 위트 있고 양복 입은 모습은 참 멋지지만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 이고 남, 심지어 연애를 하려는 상대에게도 그닥 관심이 없죠. 

상대를 그 자체로 봐주는 게 아니라, 자신의 기준에서 '대상화' 를 한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평가하고 진단하고 자신의 필요와 목적에 비추어, 빠진 톱니 바퀴를 찾듯 보는 시각이랄까요?

관계와 대화는 자신이 주도하려는 편이고 자신이 모르는 지식이나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고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죠. 

특히 내 마음을 확인하기 전과 후의 태도가 참 많이 달랐죠. 

너무 뻔하고 당연한 이치이지만 내 맘이 불투명했을 때는 무지 애쓰고 공들이는 모습이었다면, 어떻게든 저 물고기를 손에 쥐기 위해 맛있는 먹이감도 던졌다가 그물도 거뒀다가 따뜻한 물도 풀었다가... 

그러다 손에 잡히자 굶주려 죽지 않을 만큼만 밥을 주는 느낌이랄까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임에도 이 정도라면 앞으로는 얼마나 더 무관심하고 서늘했을까요?

아마 시시하고 재미없어져 다른 고기에 시선을 돌렸을 가능성이 아주 많죠. 


그래요. 내게 원한 건 '반려자' 였다는 당신 말은 진심이고 사실이었을 거예요.

'나라서' 같이 있고 함께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반려자' 가 되어 주길 바랬지만 거기에는 '부적합' 하다는 판단 때문에 '불합격' 이 된 셈이죠. 


내가 둔하고 서툴긴 하지만 미련하거나 바보는 아니예요. 나이가 있는데...

나는 당신이 '자기 중심적이고, 차갑고 오만한 면까지 있고' 당신 말대로 '애 딸린 이혼남' 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고관과 환란이 닥칠 지 몰라서 그랬던 게 아니라 알고 있었지만 '당신이라서, 당신이니까' 아파도 뛰어들어보고 싶어 용기를 냈던 거예요. 

여전히 자기애가 부족해서 그런 무모한 생각을 한 거겠죠.

이게 당신과 나의 가장 극명한 차이인 거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당신이 날 떠나줘서, 그것도 미련 둘 수 없을 만큼 매섭게 떠나줘서 감사하죠. 

당신을 만나며 가진 6월의 여름, 그 짜릿하고 찬란하고 달콤한 환희는 없겠지만 대신 상처와 고통도 없을테니까요. 


알면서도 난 지금도 이렇게 당신 곁을 서성이며 미숙한 어린 아이처럼 손을 빨고 아쉬워하고 있어요.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이 '위기' 를 잘 극복했다고 안도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요. 잘 보내볼게요. 잘 버텨볼게요. 

그때까지 내가 건강하게, 안다치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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