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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대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게 두 개 있는데..
첫번째는 맥주 나는 모든 술을 다 좋아하는데, 그래도 그 중 제일 좋아하는걸 꼽으라면 고민도 안하고 맥주를 고를듯. 맥주의 매력에 대해서 말하라면 진짜 몇시간이고 설명할 수 있지만 최대한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떤 시간, 장소, 상황이던 어울리는 맥주가 있다" 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지 않나 싶음. 치킨이나 튀김에는 라거나 페일에일 더운 여름날에는 과일이 들어간 사워 혼자 밤에 시간때우고 싶을때는 진득한 스타우트 등등 두번째는 파인모션 파인모션 하면 역시 귀여운 외모와 성격도 매력적이지만, "자기가 하고싶은 일과 해야되는 일 양쪽 모두에서 최선을 다해서 완벽하게 해 나가는 점" 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음. 하고싶은 얘기는 마찬가지로 잔뜩 있지만 스포일러기 때문에 자세한건 직접 스토리를 보고오는걸 추천한다.. 절대 후회 안 할 것 그래서 같이 많이 마셨다. 아무래도 파인모션 피규어 깔고 마시면 조금이라도 더 맛있어지는 기분이 드는 듯? 뭐 아님 말고~~~~ 근데 어느순간 미친 생각이 들었다. '이건 걍 파인모션 피규어 깔고 맥주 마시는게 끝인데, 내가 걍 파인모션 맥주 만들면 개꿀 아님?' 그래서 만들어보기로 했다 파인모션은 아일랜드 왕녀고, 아일랜드하면 떠오르는게 다양하지만 역시 기네스와 홍차가 유명하니까 두가지를 섞어서 만들어보기로 함 재료들 이정도면 20L의 맥주를 만들수 있다 생각보다 재료가 많진 않지? 또한 놀랍게도 보는거처럼 기네스같은 까만 맥주들에 생각보다 까만 재료들은 많이 안 들어간다 내가 전체의 15%정도 들어가는데 엄청 많은거임 100% 까만 맥아로 만들면 재료비도 재료비인데 쥰내 맛없어서 절대 못먹는다 기네스는 flaked barley 라는게 필수인데, 이게 한국엔 가공해서 파는대가 없어서 꽤 고생했다 압맥을 여러번 롤러에 넣어서 부셔놓고 끓는물에 30분정도 불려서 사용했음 맛있는 맥주를 만들려면 마구 쓰까줘야댐~~ 마!!! 아일랜드에선 다 이렇게 쓰까묵는다 아이가~~ 마구마구 투명하게 만들어주고 맥주의 외관은 매우 중요한데, 투명도도 이쁜 외관을 결정짓는 요소중 하나라서 열심히 해줘야 됨 사람도 피부에 여드름잇고 피지있고 한거보단 맑고 깨끗한 피부가 이쁘잖아? 대부분의 맥주들도 똑같다 근데 얘는 까만맥주라 큰 티가 안나서 적당히만 해줬음 그 후엔 끓이면서 홉을 넣어준다 홉이라는건 맥주에 쓴맛과 다양한 향들도 더해주고 살균 능력까지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아일랜드 홉은 구하기 어려워서 잉글랜드쪽 홉을 사용했음 근데 기네스도 잉글랜드홉 쓸 듯? ㅗㅜㅑ 색보소~~ 가운대에 넣은건 맥즙을 시켜주는 기계인데, 말붕이가 100도 물에서 목욕하면 말붕이 수육이 되듯이 효모도 100도에 쳐넣으면 그대로 효모 수육이 되기 때문에 20도 중반까지 식혀줬음 충분히 식혀주고 효모 투하 기네스 효모를 쓰고 싶었는데 한국엔 없었다 대신 적당한 영국효모 골라서 썼음 이정도 비중이면 대충 4도정도 나온다 기네스 드래프트가 4.4도니까 4도정도면 나쁘지 않을듯? 여름이니까 저도수면 벌컥벌컥 마시기 오히려 좋아~~ 그 후 사진은 없지만 2주정도 발효+숙성 해주고 홍차를 넣었다 홍차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아이리쉬 브랙퍼스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쌈을 선택했다 아쌈이 값도 싸고 캐릭터도 강하기도 하고 홍차를 넣고 2일 추가로 숙성해주고 병입했다 예상대로 4.1도 나왔음~~ 계산한대로 딱딱 나와줄때 너무 행복해 근데 22리터 만들었는데 효모랑 홍차가 물 다 쳐먹어서 18리터만 나옴.. 너무해!!!!! 내 술 돌려줘~~ 그리고 어제 숙성을 다 끝내고 드디어 먹었다 원래 라벨 만들어서 붙이고 마시고 싶었는데 라벨 만들던 사이트가 리뉴얼하면서 내 주문을 안보내줌 너무해 ㅠㅠㅠ 향에선 쵸코, 태운 커피, 기네스스러운 약간의 산미와 어두운 과일의 느낌 입 안에선 약간의 기네스스러움도 있지만 쵸코와 홍차가 지배적이다 저도수인데도 묵직하면서도 탄산이 거의 없으니까 깔끔한 기네스와는 다른 나름의 매력이 있었음 마무리는 쌉싸름한 커피, 그리고 홍차의 느낌 이거 마실수록 홍차가 점점 쌔진다.. 홍차와 기네스를 잘 섞긴 섞었는데 밸런스가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진 느낌 응 근데 다음에 더 잘 만들면 돼~~ 아쉬운점도 많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떠오를수 있게 스스로 디자인해서 내 손으로 직접 만들었고, 앞으로도 계속 보완해나갈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뿌듯했다 글 쓰면서는 파인모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억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추억될만한 그런 맥주를 만들어본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고.. 여튼 개 허접한 실력이지만 다음에도 우마무스메 관련된 아이디어로 홈브루 하게되면 글 몇개 올려보겠음 맥주랑 파인모션 둘 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작성자 : よっぱらい고정닉
국제 단위계 이야기 (2) 길이: 미터 (m)
[시리즈] 국제 단위계 이야기 · 국제 단위계 이야기 (0) 개괄 · 국제 단위계 이야기 (1) 시간: 초 (s) 안녕하세요, 에스프리입니다. 오늘 소개할 단위는 길이와 관련된 단위인 '미터 (m, metre, meter; 이하 m로 표기)'입니다.영어 'metre/meter'는 프랑스어로 '단위'를 뜻하던 'mètre'에서, 프랑스어 'mètre'는 그리스어로 '측정'을 의미하는 'μέτρον'에서 유래하였습니다.나일강길이를 측정하는 것은 인류 문명이 시작한 이래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졌습니다.특히 나일강이 주기적으로 범람하여 토지 면적을 주기적으로 새로 측정해야 했던 이집트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는데, 길이를 측정해야 이를 바탕으로 토지 면적을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발 길이가 기준이 되었던 길이의 단위 피트. 1 피트 = 12 인치입니다.처음에는 동서양 모두 사람 신체 부위를 기준으로 길이를 측정했고, 이에 따라 여러 단위들이 파생되었습니다.가령 척 (尺 / 우리 말로는 '자')은 성인 남자가 손가락을 폈을 때 엄지와 중지 사이 길이를 기준으로 한 것에서 유래하였고, 촌 (寸 / 우리 말로는 '치')은 척을 1/10로 나눈 것이었습니다.피트 (feet)는 발 길이를 기준으로 하였고, 인치 (inch)는 피트를 1/12로 나눈 것이었습니다.다만 '어떤 사람의 신체 부위'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값이기 때문에 측정자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길이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문제가 있었습니다.프랑스 혁명그러다가 과학 혁명이 일어나면서 과학자들 간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길이 단위를 통일할 필요가 생겼습니다.영국의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 (Christopher Wren, 1632-1723)은 진자가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가는 시간이 1 s인 진자 막대의 길이를 표준 단위로 삼자고 주장했습니다.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뒤 프랑스의 과학아카데미 (Académie des sciences)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고자 하였으나, 프랑스 혁명이 격화되면서 영국과 사이가 나빠져 계획이 취소됩니다.게다가 위도에 따라 중력이 차이 나기 때문에 진자를 이용해 표준 단위를 삼는 것은 문제가 있었습니다.m의 초기 정의: 파리의 경도를 기준으로 북극부터 적도까지의 자오선의 1/10 000 000프랑스의 과학아카데미는 진자가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가는 시간이 1초인 진자 막대 (초진자)의 길이가 지구 둘레의 1/40 000 000 정도임을 인지하고, 적도 길이의 1/40 000 000을 1 m로 정의하기로 합니다.하지만 적도의 길이를 측정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기에 파리의 경도를 기준으로 북극부터 적도까지의 자오선의 1/10 000 000을 1 m로 정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이 시기에는 비행기, 인공위성 모두 없었기 때문에 자오선의 일부를 추출하여 육지 위에서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됭게르크와 바르셀로나를 기준으로 거리와 위도 차이를 측정하여 자오선의 길이를 측정하고자 했습니다.피에르 메셍 (Pierre Méchain, 1744-1804), 장 밥티스트 달랑베르 (Jean-Baptiste Delambre, 1749-1822), 프랑수아 아라고 (François Arago, 1786-1853)이 측정을 담당했는데, 됭게르크와 바르셀로나 사이 거리는 대략 1 000 km 정도 되는 거리로 당시로서는 측정 과정이 매우 험난했고, 6년 넘게 걸렸습니다 (1792-1798).측정 과정의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이들의 활동을 수상하게 여긴 주민들이 스파이로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여 투옥되는 일도 있었습니다.이렇듯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적도에서 북극까지 길이를 측정했고, 1 m를 최초로 정의하게 되며, 1799년에 프랑스 의회에서 백금으로 된 미터 표준 원기를 채택하게 됩니다.백금-이리듐 미터 원기그리고 1889년 열린 제1회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 부식/산화/온도 변화에 강한 백금-이리듐 합금 (백금 90% + 이리듐 10%)으로 미터 원기를 만들었고, 1927년에는 0 ℃, 1 기압에서의 미터 원기의 길이라는 조건이 붙게 됩니다.다만 시대가 지나면서 기술이 발전하자 최초 측정에서 오차가 있어 지구 자오선, 그러니까 북극 -> 남극 -> 북극으로 돌아오는 자오선의 길이가 40 000 000 m보다 약간 더 길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더 정확한 자오선의 길이에 따라 m을 정의한다면 기존 1 m보다 0.2 mm 정도 더 길어야 했습니다.또한 지구는 이상적인 구형도 타원체도 아니고, 최초 측정한 경로가 정확한 원호라는 보장도 없었습니다.그리고 아무리 특수 합금으로 만들어도 미터 원기는 온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재난으로 파괴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아주 정확한 기준으로 잡기에는 부적합했습니다.그렇다고 이제 와서 측정을 새로 하기에는 이미 기존 m를 기준으로 한 실험, 공업 제품, 공예품들이 너무 많았습니다.크립톤-86 램프따라서 1960년 열린 제11회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는 1 m를 "크립톤-86 원자가 진공에서 2p^10 - 5d^5 준위 사이의 전이할 때 방출하는 빛의 파장 길이의 1 650 763.73배"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측정이 더욱 정밀해지자 이러한 정의도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크립톤 원자는 열 운동을 하기 때문에 도플러 이동에 의해 파장이 미미하게 분산되어 단일한 파장 값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이에 명확하게 정의되는 기준이 필요해졌고, 진공에서 빛의 속도 (c)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활용하기로 합니다.그 결과 1983년에 오늘날까지도 쓰이는 1 m의 정의가 제시됩니다: "1 m = 빛이 진공에서 1/299 792 458 s 동안 진행하는 거리"왜 3억 분의 1 같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1/299 792 458 이라는 숫자를 썼냐 하면 이전에 정의한 길이와 최대한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작성자 : 에스프리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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