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들은 사랑을 다루거나 이별을 다루는 곡들이 많잖아

주로 가슴이 콩콩 뛰고 뺨이 붉어지는 예쁜 인연에 관한 얘기

아니면 떠난 감정을 마구 쏟아내는 이별 노래들

가요가 음악 스펙트럼의 대부분인 10대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설렘과 분노를 강요당하고 있어

왜냐면 많은 곡들이 감정을 호소하고 폭로하니까

듣는 입장에서는 조금 껄끄러워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거지

근데 트로트는 약간 달라

믿음 소망 사랑 같은 뻔한 소재를 구슬픈 가락에 덧입히기도 하고

그리운 마음을 노래하며 신나게 춤추기도 해

또 드라마 같은 사랑을 주입하는 가사들과는 달리

낭만과 청춘과 열정 또는 삶의 소소한 행복에 대해 얘기해

다양한 인간상과 다양한 감정들이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얽혀 있어

트로트는 한국의 락이고 힙합이고 컨트리고 블루스고 클래식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재즈야

내가 철이 들어가고 있는 걸까?

나도 내가 오래된 트로트를 찾아 들으면서 뭔가 찡한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어

그래도 누가 내 음악 취향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거리낌 없이 트로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트로트를 불러 온 모든 가수들, 트로트를 좋아해 온 매니아들,

그리고 여기 있는 언니들한테 많이 감사해

언젠가부터 노래방에 가면 입을 꾹 다물고 친구들의 훌륭한 노래에 박수만 치곤 했어

이제는 좀 부를 수 있을 것 같아

재즈는 원래 그 장소에 있는 모두가 함께 곡을 만들고 즐기는 거잖아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