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보수 성향, 뇌기능 비교해 보니...신호전달 체계 달라

메디먼트뉴스

2022.02.10 17:15:06

조회 10583 추천 107 댓글 268

[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정치 성향에 따른 뇌기능 작동에 대한 재밌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보수와 진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뇌기능을 비교해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로 서울대병원 및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권준수 연구팀(장대익, 이상훈, 김택완)은 정치성향에 따른 뇌 연결망 차이를 최초로 발견했다.

106명 성인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 정치성향을 구분. 보수, 중도, 진보로 나눠 각각의 뇌 기능 네트워크를 살펴봤다. 그랬더니 심리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뇌 영역들 사이 신호전달 체계가 정치성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였다.

보수성향의 사람들은 자기조절능력이나 회복탄력성과 관련이 있는 뇌 기능적 연결성이 진보보다 약 5배 높게 나타났다. 다시말해서 보수성향의 뇌는 심리적 안정성이 진보성향의 사람보다 높은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영국 엑서터대학교와 미국 UCSD 연구팀에서도 이와 비슷한 실험을 했다.
미국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보수인 공화당원들에서 위험이 동반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편도(amygdala)가 과활성화되고, 섬피질(insula) 활성도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위험자극에 보수가 더 민감하게 뇌가 반응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캘리포니아대학 정치학자와 신경과학자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보와 보수 성향에 따라 두뇌 작용에 변화를 가져오고, 두뇌 활동에 있어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뇌의 전체적인 기능적 연결성을 연구한 보고는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휴지기 상태의 뇌에서 진보와 보수 차이를 관찰했다. 정치 성향에 따라 뇌의 기능적 연결망 또한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진보와 보수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은 사회 전반에 걸친 판단 기준에서 대립되는 의견을 자주 보인다. 진보는 사회적 평등과 같은 '공평성'을 중시하는 반면, 보수는 경제적 안정과 안보와 같은 '조직의 안정성'에 더욱 무게를 둔다.

김택완 연구원(서울대 뇌인지과학과, 1저자)은 "정치적 성향에 따른 '생각의 기반'이 다름을 안다면 다른 성향의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국제 연구들에 따르면, 진보와 보수 성향의 생각 차이는 사회 문제를 받아들이는 심리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진보성향의 사람들은 모호하고 새로운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보수는 위험한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보고됐다.

권준수 교수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뇌기능의 차이가 생겨난 것인지, 뇌기능 차이로 인해 정치적 성향이 다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정치적 입장에 따라 뇌의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 설명대로 이번 실험은 106명을 보수와 진보 성향 두 그룹으로 사전에 나눈 뒤 그들의 뇌기능 차이를 비교 연구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나이와 성별 등은 보정한 연구 결과다.

다만 성향과 상관없이 실험 대상자들의 뇌기능을 먼저 관찰한 후 각각 특성을 보이는 그룹으로 나눈뒤 그들의 정치 성향을 확인하는 실험은 하지 않았다.

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는 "20대 진보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40대 까지 보수가 아니면 뇌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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