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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

ㅇㅇ(58.233) 2024.09.22 17:17:35
조회 583 추천 25 댓글 9

누군가는 말했다. 모든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우리는 타인의 완벽해 보이는 삶을 나의 결핍과 늘 비교하거나 비교하도록 강요받으며 살아간다

(소위 엄친아라는 프레임은 그러한 인간사의 웃픈 반영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결핍에만 천착하며 시간을 낭비하던 어리석은 인간들은 인생의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에야 본질을 각성한다.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


석류 엄마 나미숙은 투박하지만 사랑으로 남편과 자녀를 챙기고 남의 집 아들 먹거리까지 늘 챙겨주는 따듯한 사람이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공부를 이어가지 못해 멋있게 인생을 펼쳐내지 못하고 가정주부로 빡빡한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게 

나미숙의 결핍이자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평가이다.  이러한 나미숙의 결핍은 똑똑한 딸인 석류에게 투영된다.


석류 아빠 배근식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이해심이 높고 다정한 아빠이다. 그리고 비록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오랫동안 

무탈하게 건사해 온 가장이다. 그러나 배근식 인생에서 몇번의 직업적 실패는 스스로를 무능한 가장으로 규정짓게 한다

그러한 평생의 자격지심은 딸의 파혼사유도 차마 묻지 못하는 결핍으로 나타난다.


나미숙이나 배근식 모두 평범한 우리네 모든 부모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의 결핍을 드러내며 자식에게 그 결핍을 채워주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오히려 가슴 한 켠에 꼭꼭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다그러나 자식들은 성장하면서 부모의 결핍과 

가정의 분위기를 기가 막히게 캐치해낸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 영향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한다.


석류는 자신의 부모가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지 않다는 것,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지했을 것이고

눈에 드러나보이는 부모의 결핍을 위해 자신만은 짐이 되지 말고 스스로 잘 개척해서 살아야 한다는 압박과 

잘 해냈을 때 오는 주변의 찬사를 동력 삼아 나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 선택한 타율적 삶은 결국 고장을 일으키고 만다.


그럼 사회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승효네는 어떨까?

승효엄마 서혜숙은 워킹맘으로서 30여년을 분투하며 보냈을 것이다. 겉으로는 명망있고 능력있는 외교관이지만

그녀의 삶 내내 가정과 일이라는 선택지가 늘 괴로웠을 것이다. 직업적 성취는 이뤘으나, 소원한 남편과

엄마보다 엄마친구에게 더 살가운 아들은 스스로의 자존심 때문에 누군가에게 꺼내보이기조차 힘든 서혜숙만의 결핍이다

거기다 가족까지 희생하며 모든 걸 바쳤던 직장은 그녀를 보기좋게 내친다.


승효아빠 최경종은 응급의학 전문의라는 직업적 소명이 개인적 삶에 공들일 수 없게 하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아내와 승효에 대한 사랑을 충분히 가지고 있음에도 경종에게는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이것은 가족 간의 소통 부재로 이어진다.


돈은 벌 수 있으나 시간은 낼 수 없는 직업을 가진 부모 밑에서 승효는 10만원 넘는 티셔츠를 입고 외제 속옷을 입을 수 있는 

경제적 풍요를 누리지만, 감정적 교류를 경험하지 못한다. 평생을 가정과 일 사이에서 줄타기 해 온 부모는 평생 승효에게 

가정이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불어넣어 왔던 것이다.


<자신의 결핍에 천착하며 시간을 낭비하던 어리석은 인간들은 인생의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본질을 각성한다>


석류가 돌아왔을 때 나미숙은 자신의 결핍을 투영시켜 석류에게 상처를 주고, 배근식은 석류가 요리를 한다고 했을 때 

자신의 실패를 힘든 일이기 때문이라고 전가하며 석류를 말린다. 그러나 석류가 암 투병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자신들의 결핍이 아니라 비로소 석류의 결핍에 집중한다. 그리고 이해한다. 결국 석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결핍을 채우기 위한 그 모든 욕심은 부질없기에..


경종은 혜숙이 자신의 사랑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결핍에만 집착해 결국 이혼을 선언하고야 만다

승효도 부모의 이혼소식에 자신의 오랜 결핍에 또 한번 생채기를 입는다. 그러나 아내이자 엄마인 혜숙이

타국만리에 있어도 버텨냈던 그들이지만, 연락이 되는 해외 부임지가 아닌 완전히 행방불명되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는 

그들의 결핍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든다. 결국 그 결핍이라는 것이 혜숙에 대한 원망 같은 것들인데 혜숙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정은 기존의 결핍을 잠식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위기로 각성한다.


내 결핍이 아무리 크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 혹은 부재는 결국 나의 아픔이고 그 무엇보다 큰 결핍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위기를 겪고 나서야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내가 아닌 상대가 되어봄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항상 한발 늦지만(지각) 결국 진짜 중요한게 무엇인지 자각한다.


<승효와 석류로 돌아와서>


석류와 승효는 오랜 기간을 가까이에서 지내왔지만, 각자 자신의 결핍에만 관심을 둔 채 서로가 처한 상황을 부러워하기만 했다

사실 각자 마음 속 깊이 묻어놓은 결핍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는 한 더 꺼내놓기 어려운 법이다

석류는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교양있는 승효 가정을 부러워하며 승효는 부족함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을 것이다

그리고 승효는 가족인듯 아닌듯 석류네 주변인으로 머물며 사람 사는 것 같은 석류네를 늘상 부러워해왔다.  


그러나 석류의 과거 암 투병 사실과 혜숙의 행방불명(혹은 치매)이라는 위기를 겪으며 석류와 승효는 서로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결핍을 꺼내보이게 되고 서로를 이해한다. 어쩌면 연민은 사랑의 가장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르겠다30년 넘게 친구로 지내왔지만

가까운 가족이라고 서로를 다 알지 못하는 것처럼 승효와 석류도 저 마음 깊은 곳의 상처까지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서로 환경이 달랐기에 서로가 부족한 점이 있다는 자각은 위기를 겪었을 때 알 수 있다

그렇게 승효는 석류에게, 석류는 승효에게 타자로서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내 편으로서 연민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나에게는 결핍요소로 느껴지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세상 부러운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승효와 석류는 일련의 사건과 위기를 겪으며 더 깊은 영혼의 교감을 경험하였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앞으로는 사랑의 완성으로 나아가기 위해 몸의 대화를 나누는 단계로 들어서지 않을까 싶다. ^^

 

석류네와 승효네에 닥친 위기는 소중한 사람이 사라질수도 있다는 부재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어쩌면 이 두려움은 행복한 나날들 속에서도 그들의 가슴 한 켠에 불안으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같이 극복해 나가겠다는 희망과 함께.


한편, 모음이네는 이미 소중한 사람인 아빠의 상실을 경험했다. 그 경험은 어려서부터 히어로가 되기를 자처한 모음이의 

서사와도 연결되어 보인다. 앞으로 가족을 상실한 경험이 있는 모음 단호의 서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게 된다.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사실 8회에 나가떨어졌다가 오히려 10회는 괜찮게 봤었고11회는 살짝 삐걱대는 느낌이 있는 회차이긴 했었다

전달이 확실히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로맨스 외에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는 드라마이긴 해. 혹시 맘에 안 드는 부분 있더라도 이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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