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사람인데 사람을 두고 부동산이라니 이게 뭔 개소리냐 싶겠지만 한녀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아이는 부동산이 맞다. 정확히는 부동산처럼 취급되는 준부동산이다.

신용대출은 대출자의 신용을 바탕으로 대출이 실행되기에 자금을 일정 한계 이상 끌어오지 못한다. 아무리 영끌한다 하더라도 년간 소득의 몇 배 수준에 불과하다.
한녀 자신의 몸만 가지고는 자금을 일정 한계 이상 끌어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마통이나 혼수 금액의 상한선(대략 3,000만원)이 수십년 넘게 일정하게 유지되었던 것은 달리 말하자면 그 상한선이 한녀의 몸값임을 의미한다.

만약 그 일정 한계를 넘어 자금을 끌어오고자 한다면 타의 힘을 빌어야 한다. 타인의 도움을 받든 자기 소유의 자산을 바탕으로 하든 말이다. 그나마 접근성이 가장 높은 것이 부동산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부동산이나 준부동산(일반적인 물건이지만 부동산처럼 취급되는 것)은 개인의 년간 소득을 훨씬 뛰어넘는 가치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기에 담보로 제공하거나 제공받기에 알맞다. 담보가 제공되면 신용대출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금을 일시에 유치하기 쉬운 이유이다.

한녀 혼자만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마통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별도의 소득이 없으면 3,000만원이 한계이다. 이것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동산 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녀에게는 실물자산이 있는 경우보다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나, 그 실물자산의 역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은 누구나 보유하고 있다. 다름아닌 임신/출산이다.

임신/출산은 아이를 낳는 과정이지만 한녀에게는 단순히 자녀를 얻는 과정을 넘어 실물자산을 창출하는 수단이 된다. 앞서 언급하였듯 ‘부동산’의 역할을 아이가 하는 셈이다.
보유 현금이 어지간히 많지 않은 이상 부동산을 그대로 두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출이 끼어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부분은 (담보)대출을 끼고 구입할 것이다. 설혹 새로운 부동산을 만들더라도 마찬가지로 대출을 끼는 경우가 많다. 만약 부동산으로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임대) 대출은 없어도 될 것이다.

한녀가 아이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거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담보가치가 있는 자산을 창출한 다음 그것을 담보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보아야 맞을 것이다.
30 넘긴 노괴들이 이제 와서 우영우라도 꾸역꾸역 낳으려고 하는 것은 ‘아이’라는 담보물을 얻어 젊은 시절 개통했던 마통 그 이상의 자금을 손쉽게 넣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을 짓더라도 자재들의 품질이 좋아야 양질의 부동산을 지을 수 있고 또 가치를 쉽게 올릴 수 있다.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여자로서의 가치가 높은 시기에 아이를 낳아야 아이의 (사회적) 가치 또한 쉽게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우영우는 (사회적) 가치가 낮다. 당연히 담보물로서의 가치도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녀가 믿는 구석은 딱 하나 존재한다. 다름아닌 자신의 남편(제3자 입장에서는 퐁퐁이)이다. 타인(제3자)은 몰라도 남편에게만큼은 그 어떤 바가지를 씌워도 무조건 통하기에 마음 놓고 낳으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남편이 남편이 아니거나(법률혼 관계가 아니거나 유전자 검사가 낀 경우 등), 위험을 감지하고 미리 또는 수를 써서 이혼한 경우 등이다. 이런 일부 예외 사례가 발생하면 한녀는 담보 대상 부동산(아기)을 미련없이 처분하거나 포기(살해)한다.

한녀의 임신/출산은 수익창출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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