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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범신의 아찔했던 끝내기 헤드샷의 추억

os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16 15: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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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영민 기자] 2007년 KIA 시절 이종범 /ajyoung@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아프지만 이겼다. 공에 맞은 타자는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지만 승리를 확정한 덕아웃은 환호작약했다. 아픈데 기쁜 아이러니한 상황, 끝내기 몸에 맞는 볼이 낳은 진풍경이었다. 


15일 대전 LG-한화전. 5-5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한화가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초구 151km 빠른 공이 완전히 빗나가면서 한화 타자 정진호의 오른팔을 강타했다. 보호대에 맞아 부상은 피했지만, 정진호는 몸을 비틀고 팔을 잡으며 통증을 호소했다. 


팀 동료가 공에 맞아 아파하는데 한화 덕아웃의 선수들은 다 같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6-5 끝내기 승리가 확정되자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머쓱한 표정을 지어보인 정진호는 1루로 천천히 걸어가다 갑자기 뜀박질을 했다. 통증을 잊고 동료들과 장난 섞인 세리머니로 기쁨을 나눴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한화 정진호가 1루에 안착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KBO리그 역대 19번째 끝내기 사구(死球)였다. 지난 1986년 8월1일 인천 경기에서 연장 12회 롯데 투수 양상문의 공에 맞은 청보 타자 김동기가 역대 최초의 끝내기 사구 기록을 세웠다. 그 이후 15일 정진호까지 KBO리그 38년 역사상 19번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2년에 한 번꼴로 볼 수 있는 진기록이다. 


제구력 좋기로 소문난 투수들도 끝내기 사구로 무너진 바 있다. LG 투수 김용수가 1991년 8월11일 잠실 OB전에서 12회 김태형을 맞혀 끝내기를 허용했다. 빙그레 투수 이상군도 1992년 6월14일 잠실 OB전에서 9회 김상호에게 끝내기 사구를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가장 아찔했던 끝내기 사구로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있다. 이종범은 KIA 소속이었던 지난 2007년 5월22일 광주 무등 롯데전에서 연장 12회 1사 만루에서 끝내기 사구를 얻어내 팀의 10-9 승리를 이끌었다. 4시47분이 걸린 대혈전은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끝났다. 


[OSEN=광주, 김영민 기자] 2007년 5월22일 광주 무등구장서 열린 롯데-KIA전. 12회말 1사 만루서 투구에 머리를 맞아 끝내기 밀어내기를 기록한 KIA 이종범이 통증을 호소하자 김종윤 3루코치가 달려와 상태를 살피고 있다./ajyoung@osen.co.kr


롯데 투수 이왕기(개명 후 이재율)의 속구가 손에서 빠져 이종범의 머리를 맞히는 헤드샷이 된 것이다. 충격으로 타석에서 쓰러진 이종범은 한참 동안 누워있다 일어났다. 1루까지 힘겹게 걸어가 베이스를 밟고 경기를 끝냈다. 짜릿한 끝내기 승리에 홈까지 우르르 몰려나온 KIA 선수들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주장 이종범을 보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다행히 이튿날 검진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종범은 “맞고서라도 나간다는 말을 하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진짜로 맞아버렸다”는 웃지 못할 비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waw@osen.co.kr


[사진] KBO 레코드북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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