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의 볼넷 남발, 원치 않았던 ‘강제 불펜데이’...역전패 나비효과 [오!쎈 부산]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은 볼넷을 남발하며 팀의 ‘강제 불펜데이’를 만들었다. 팀의 투수 운용 계획을 어긋나게 한 변명하기 힘든 투구 내용이었다.
서준원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66구 2피안타(1피홈런) 4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됐다.
올 시즌 16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4.84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데뷔 2년차 선발 투수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구단 역시 서준원을 최대 130이닝 정도에서 시즌을 마무리 할 복안을 갖고 있다. 철저한 이닝 관리를 통해서 서준원의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다.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는 서준원이기에 더욱 투철한 정신으로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이날 서준원은 폭염 속에서 야수들의 집중력을 사라지게 하는 볼넷들을 남발했고 조기 강판 당했다. 투수진 역시 4회부터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서준원은 1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안타를 얻어맞고 시작했다. 일단 서건창의 2루 도루를 저지했고 김혜성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2아웃을 만들었다. 2사 후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허정협을 삼진으로 솎아내 1회를 마감했다.
2회에는 박동원을 중견수 직선타, 전병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2사 후 김웅빈에게 초구 145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1회말 타선이 뽑은 1점의 리드가 곧바로 사라졌다. 후속 김규민은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2회를 마감했다.
문제의 3회. 타선은 다시 마차도의 솔로포로 서준원에게 1점의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선두타자 변상권에세 허무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볼넷 이후 서건창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김혜성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2사 2루를 만들었다.
2사 후 서준원은 이닝을 쉽게 마무리 짓지 못했다. 2사 후 김하성에게 볼넷을 다시 내줬다. 그리고 허정협을 상대로는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내고도 속지 않는 유인구를 남발하고 커트를 당하다 8구 승부를 펼쳤고 볼넷을 내줬다. 동점의 화근이었다.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후속 박동원 타석 때 정보근의 포일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서준원의 볼질이 없었다면 정보근을 비롯한 다른 야수들의 집중력도 흐트러지지 않았을 터.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자신의 투구수는 66개로 불어났고 동료 야수들을 오랜시간 습한 날씨 속에 방치했다.
이날 서준원의 스트라이크 볼 비율은 거의 1대1이었다. 스트라이크 34개, 볼은 32개였다. 최고 구속은 싱커 147km. 패스트볼(6개), 싱커(28개) 등 패스트볼 계열 위주를 던졌고 커브(20개), 체인지업(6개)를 던졌다. 하지만 제구를 전혀 잡지 못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6번째 퀵후크를 당했다.
상대 선발 윤정현 역시 비록 4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사구 4실점으로 조기 강판 됐지만 80구를 던지며 스트라이크 54개, 볼 26개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 것과 대조됐다.
4회부터 어쩔 수 없이 불펜을 가동해야 하는 ‘강제 불펜데이’ 였고 경기 중후반 불펜 운용 계산을 어긋나게 했다. 결국 필승조가 나서야 하는 구간에서 흔들리며 4-8로 역전패를 당했다. 서준원의 볼질이 낳은 나비효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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