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코 낮추는\' 성형수술 성행>
[연합뉴스] 2007년 06월 02일(토) 오후 05:49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서양형으로 코를 높이는 성형수술이 인기 있는 한국 등 아시아와 달리 이란에선 코를 낮추는 수술이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유럽인보다도 코가 크고 높은 이란 젊은 여성 사이에서 코를 낮추는 수술이 `대유행\'이다.

여성 뿐 아니라 콧대를 낮추는 수술을 하려는 이란 남성도 심심치 않게 성형외과에서 볼 수 있고 코 수술을 받은 이란 남녀가 코에 반창고를 붙이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도 간간이 목격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테헤란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 샤리아티는 "하루에 코 수술을 2∼3건 정도 한다"며 "코 수술을 받으려는 20∼30대 젊은 층이 매년 늘고 있고 아주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수요가 늘자 이란도 한국처럼 성형외과가 의료산업에서 인기가 있는 분야로 떠올랐다.

여성의 대외활동과 외모 노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여성이 외모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 것은 다소 의외일 수 있다.

이슬람에서는 여성이 외모로 남성을 유혹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는 탓에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어서도 안 되고 머리카락과 어깨, 가슴 등을 가리려고 `히잡\'(스카프의 일종)까지 둘러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 현지에선 이런 여성의 코 수술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 이슬람에선 당사자의 건강이나 목숨에 해가 없는 한 성형수술을 해도 괜찮다는 게 이란 율법가들의 시각이다.

이란에서 이렇게 코 낮추는 수술이 성행하는 데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할리우드 영화를 접한 이란 젊은이 층이 미국의 부유층의 외모를 따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고 히잡 때문에 여성이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신체부위가 얼굴 뿐인 탓에 다른 문화권의 여성보다 얼굴에 더욱 집중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코 수술에 드는 비용은 한 번에 1천600∼2천200 달러로 평균적인 이란인의 수입에 비해선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테헤란의 한 한국교포는 "큰 코가 오히려 콤플렉스인 이란인은 한국 여성같은 작고 낮은 코가 인기있다"며 "수술비가 비싸다 보니 코에 반창고를 붙이고 다니는 등 수술을 한 `티\'를 내는 걸 부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