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바리.

강원도민 아쎄이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전입신고를 하고나서 도민들앞에서 감자나 옥수수등을 그냥 입에넣고 제대로 씹을새도없이 악으로 몇알씩 삼켜야 한다.

철모르던 아쎄이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도민들 앞에서 초당옥수수와 각종 감자들 거의 일곱알을 먹어야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를 허겁지겁 물도없이 계속 삼키느라 입천장이 까져서 계속 아렸다

세알째 먹는데 목구멍에 초당옥수수 알이 확 느껴지면서 삼킨 옥수수들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섞인 옥수수를 입에 물고 얼굴이벌게져서 있는데

황근출이장님이 횡성한우처럼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머금고있던 옥수수 토사물은 논바닥에 뿜어졌다

나는그날 황근출이장님께 반병신되도록 맞았다.

구타가끝나고

황근출이장님이 논바닥에떨어진 옥수수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온 강원도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먹었고

황근출이장님의 감독 하에 남은 감자까지 전부 먹었다.

그날 밤에 황근출이장님이 나를 불렀다

담배 두개를 물고 불을 붙여 한개비를 건네주며 말했다.

"논바닥에 흘린 니 토를 아무도 대신 치워주지 않는다. 여기는 강원도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강원도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니가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

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사는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먹으라 한거다."

"명심해라. 강원도민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소주를 먹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 그날 옥수수와 감자에 강원도를 배웠고 강원도민 정신에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