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주도한 디샌티스 주지사
디즈니월드 운영 관할권 뺏자
소송 제기하다 철회키로 합의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는 ‘게이라고 말하지 마’법을 통과시킨 미국 플로리다주와 이에 반대하다 테마파크의 관할권을 빼앗긴 디즈니 간 법적 다툼이 양측간 합의로 종료됐다.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 당시 워크(Woke·진보 어젠다 및 문화 통칭)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정치적 올바름(PC)을 표방하는 디즈니간 문화 전쟁이 디즈니의 ‘항복’ 선언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디즈니는 디즈니월드 등이 위치한 특별지구 관할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중부 플로리다 관광 감독 지구 이사회와 합의에 이르렀다.

디즈니는 이날 합의로 디샌티스 주지사가 임명한 새 이사회의 관할권을 제약하는 기존 이사회와의 협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디즈니는 새 이사회와 토지 사용 계획을 다시 논의하게 된다. 이번 합의는 사실상 디즈니의 ‘항복’이라고 NYT 등 미 외신들은 평가했다.


앞서 지난 2022년 플로리다주가 이른바 ‘게이라고 말하지 마’법을 통과시킨 것이 법적 분쟁의 발단이 됐다. 이 법에는 공립학교에서 저학년 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에 대한 내용을 교육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디즈니는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이를 철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의 공개 비판에 분개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월드 운영 등에 부여된 광범위한 자율권을 철회하고, 관할권을 지닌 중부 플로리다 관광 감독 지구 이사회에 새 위원들을 임명하는 등 통제 강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디즈니는 이사회 교체 직전 기존 위원들과 30년간 특별지구 일대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협정을 체결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임명한 새 이사회는 이 협정을 무효로 했으며 디즈니는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또 디즈니는 특별지구의 관할권을 회수한 디샌티스 주지사의 행동이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며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는 지난 1월 연방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당초 디즈니는 이에 항소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새 이사회와 토지 사용 계획을 다시 논의하는 동안 해당 소송의 항소 진행도 일시 중단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제프 베일 디즈니월드 사장은 “플로리다주 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모든 법적 분쟁을 끝내게 돼 기쁘다”며 “특별지구는 이번 합의를 통해 디즈니에 대한 장기적인 허가를 금지하거나 방해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번 합의를 축하하며 “플로리다주의 모든 행동이 무죄임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