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년 전에 영화로도 나와서 한국에서도 개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드라마 보면서 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은 했지만 전근대 일본인들의 습속이랄까 사고방식이랄까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엄청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것들을 다소간 과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화가 잔뜩난 높은 놈이 하인들 목을 무 자르듯이 댕강댕강 잘라대는가 하면 자신의 주군을 모욕한 높은 놈한테 한 마디 한 무사는 그 무례의 대가로 본인이 할복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린 아들의 목숨도 바쳐야 한다. 정말이지 조그만 명분이라도 있으면 타인들을 죽이고 자신을 죽이는 것이 물을 마시거나 팔을 드는 것처럼 쉬운 사람들로 묘사되어 있다. 하긴 사무라이들이 새로 구한 칼의 날을 시험하겠다고 골목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던 행인을 베는 짓을 하기도 했던 나라였다. 물론 서구 시청자들에게는 그런 전근대적이고 이국적인 과도함이 인류학적 흥미를 주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등장하는 서구 인물들이 충분히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 그 과도함과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에, 즉 기본적인 정치적 올바름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서구 시청자들은 우쭐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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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만든 일본 이야기 '쇼군', 에미상 18개 부문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