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게시판에 출현해 못 배운 한남들의 X깨 타령에 대항하는 조선족 네티즌들의 단골 주장 중 하나는 중국인들이 한국인들보다 육류 소비를 더 많이 하니 중국인들의 식생활이 한국인들의 식생활보다 더 뷰유하다는 것이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은 61.8kg이고 2023년 한국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60.6㎏으로 추정된다. 중국인들의 육류 소비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하니 지금쯤은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을 기준으로 식생활의 부유함과 가난함을 나누는 것은 바보같다. 가장 잘 사는 나라에 속하는 독일의 2022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2kg이다. 인도같이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이 무려 3.7kg이면 틀림없이 가난한 것이지만 하루에 60g - 1년이면 22Kg 정도이다 - 만 소비해도 하루 활동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과 비타민 B1을 충족할 수 있다. 게다가 성인 기준으로 그렇다는 것이니 전연령대 평균 기준으로는 더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고 식물성 단백질 식품 소비로 육류 소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글을 쓰는 사람같이 육류를 거의 안 먹고 살아도 건강상의 아무런 문제도 없다.

조선족 네티즌이 자랑해야 할것은 중국인이 한국인보다 육류를 더 많이 소비한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한국인보다 육류를 더 많이 소비하지는 않아도 중국인들의 식생활 수준이 아마도 한국보다 더 풍부하리라는 것이다. 식품이 더 다양하고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인지, 특히 육류도 충분히 소비하지만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식품 소비도 대폭 늘어난 덕분인지 중국의 19세 남녀 평균 신장은 한국보다 높다.

육류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소비하는 것은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육류 소비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식품 소비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자랑할 만한 것이다. 건강에도 더 좋고 더 윤리적이고 인간 삶의 절대적 조건인 생태계에도 더 도움이 된다. 실로, 잘 사는 나라에서는 부유하고 많이 배운 사람일 수록 육류 소비가 적고 채식 비중이 높다. 20여년전 미국의 상류층 딸래미들이 주로 다니는 명문 여대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내 후배로부터 학생들과 교수 포함 교직원들의 거의 70%가 채식주의자이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소득이나 부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채식주의자가 될 수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조금 힘든 것 뿐이다.

그러니 조선족님들, 중국인들의 생활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명백한 사실을 자랑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중국인들이 니네 한국인들보다 고기 더 많이 먹는다' 타령은 제발 그만 하시라. 교양 없어 보이고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이 충분해 보이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