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건 당연한데 계획대로 안 되도 걍 플랜A로 가는 게 문제인데 박진만 감독이 이야기했듯이 그 전까지는 선발이 좀 어려울 땐 불펜이 잘해줬고 불펜이 좀 불안할 때는 선발이 힘을 내줘서 그리고 그물망같은 짜임새의 수비가 뒷받침되어 홈런숫자를 제외한 모든 타격지표가 바닥을 치는 악조건 속에서도 비록 1위와의 게임차는 좁히진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함.

그런데 전반기 마지막 6연전인 KT전부터는 이렇게 잘 맞아들어갔던 것들이 많이 삐걱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코칭스탭의 능력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고 봄. 애초에 플랜A, 플랜B, 플랜C 이렇게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계획을 짜봐야 하는데 시즌초부터 지금까지쭉 한가지만 준비해오고 그걸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난 게 문제임.

난 어제 경기도 윤수를 레예스 다음 내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면 그건 그대로 하고 윤수 올라가자마자 동재 바로 불펭 피칭 시켰어야 한다고 생각함. 윤수가 잘 던지면 동재 불펜 피칭 헛힘빼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반대도 생각하고 대비해야지.

1, 2위간 대결이고 상대는 1선발 네일이 못나오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무조건 잡아야 1위 도전을 할 수 있는 너무나도 중요한 2경기였는데 상대방은 이미 4.5게임차나 앞서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준비를 많이 하고 상황에 맞는 투수교체를 바로바로 하는데 우린 1위가 하나도 안 아쉬운 팀처럼 준비해온 한 가지만 죽어라 하고 있음.

오늘 경기에서도 삼성 코칭스탭들은 우천으로 중단되어 코너가 빨리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고 미리 대비를 해야 하는데 3대3 동점상황에서 이상민을 올리는 거 보고 또 플랜B를 준비 안 했구나 하는 생각부터 들던데 어제 경기 투수 교체 타이밍 놓쳐서 졌으면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해서 원태인 불펜 준비했어야 되지 않았음???? 내일 선발 내려고 오늘 안 냈나 해서 보니 내일 선발은 백정현이던대 원태인은 그럼 언제 써먹냐고.

이제 144게임 중 60게임 정도 남았고 이제는 뒤를 생각하는 야구를 할 여유가 없음. 1위팀 기아도 이의리 시즌아웃, 윤영철 부상으로 5선발 체제가 무너지고 나서는 어떻게든 땜빵선발들 나오는 경기도 잡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데 우리는 휴식 줄 거 다 주고 선발이라서 불펜으로 못내고 이런 거 다 챙겨주고 가을야구 못 가게 생겼을 때 되어서야 아 그 때 그렇게 할 걸 후회할려나.

전반기 마지막 KT전부터 지금까지 삼성 야구는 그 전과 너무 다르고 선수들도 패배의식에 쩔어서 그런지 공격도 엉성, 수비도 엉망이고 모든게 잘 안돌아가는 상황인데 이런 때일수록 코칭스탭들은 정신을 차려야지. 팀타선이 꼴지라고 타선때문에 안 돼라고 말하기 전에 다른 부분에서 더 나어질 방법이 없는지부터 우선 고민해야 할 것 같음. 진짜 요즘엔 야구를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긴 커녕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니 가을야구 전까지는 야구를 끊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