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주변에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W는 스파이를 은퇴한 후, 심리적으로 많이 쇄약해진 상태였다.

은퇴하면서 극심한 긴장감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줄 알았지만, 느슨해진 W의 신경은 오히려 제멋대로 작동했고, 환청이나 환각에 빠지는 일도 많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W의 심리 상담사 Q는 얘기를 차분하게 들어주고, W가 느끼는 공포의 실체가 실은 자신의 그림자였다거나, 낡은 배수관의 울림소리였다는 것 등을 밝혀내 주곤 했다.

하지만 오늘 W는 여느 때보다 더 우울하고, 공포에 질려 있었다.

Q : “이번엔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W : “새벽마다 들리는 전화벨 소리예요. 왠지 음산하고 날이 서 있는 그 소리 때문에 너무 무서워서 미칠 것 같아요. 그것도 꼭 제가 일어날 때쯤 들린답니다.”
Q : “확실히 W의 핸드폰 벨소리는 아니었던 거죠?”
W : “네, 틀림없어요. 제 핸드폰 벨소리가 아닐뿐더러 잘 사용하지 않아 얼마 전에 핸드폰을 정지시켰습니다. 그래서 전화가 걸려올 수가 없답니다. 요즘 스마트폰들은 너무 복잡해서 만지다가 망가진 것도 같고….”

새벽에 들려오는 의문의 전화 벨소리… 과연 누가 전화를 거는 것이고, 또 어떤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들려오는 것일까? W는 핸드폰을 정지 시킨 상태라 전화가 걸려올 리가 없었다. 게다가 W는 교외의 전원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제일 가까운 이웃이라고 해도 1km는 떨어져 있다.

진짜 전화벨소리가 들리는 것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W가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미스터리하고 위험한 현상들 중 하나일까?

W의 얘기를 들으며 천천히 생각에 잠긴 Q. 약속된 상담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W씨, 앞으로는 새벽의 전화벨 소리가 당신을 무섭게 하지 못할 거예요. 원하신다면 제가 신나고 활기찬 새벽으로 만들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응? 이게 무슨 말일까? Q가 밝혀낸 이번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