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인강으로 듣고 (프리패스라고 60마넌이면 전과목 1년 동안 무제한 수강되는거 있다. 동생이랑 뿜빠이함) 학원은 시험 직전인 1월부터 다녔다... 학원비가 진짜 비싸서 아버지가 투잡뛰셨다...

물론 고시원은 언감생심이고 집에서 노량진까지 왕복 3시간이 되는 길인데 지하철타고 1주일에 평균 4일정도 다녔다

제일 서러웠을 때는 2월 어느날인데

아마 내가 매일 같은 옷만 입고 다녀서 그런지 다른 학생들이 날 알던것같다

어차피 흙수저라 옷도 별로없지만 늘 회색후드에 까만 츄리닝 바지 아버지가 입다 준 카키색 잠바가 작업복이라 생각하고 입고 다녔다

밥은 첨에 노량진 물가가 싸다고해서 기대했는데

컵밥도 3처넌은 하길래 도시락을 싸서 다녔다 여기서 사달이 났다...

도시락이라고 해봐야 플라스틱 통에 밥이랑 김치 김몇장 나물한가지 때려밖고 가져가서 빈 강의실에서 먹었었는데

그 날은 공교롭게 빈 강의실이 없어서 복도 구석에서 밥을 먹었다

앉을곳이 없어서 서서 들고 먹는데 왠 여자가 갑자기 강의실에서 나오는 바람에 부딪혀서 밥이 다 쏟아지고 그 여자 옷에 꽤 묻었다

솔직히 복도에서 밥먹은 내가 잘못인거같기도하고해서 당연히 괜찮냐고 죄송하다고 물었다

근데 이 여자가 바로 나한테 화내면서 하는 말이 맘 아프더라

\'거지도 아니고 왜 여기서 밥을 먹어요...아 진짜 드럽네\'

강의실 안에 자습하던 사람들이 다 나 쳐다보더라

순간 진짜 창피하고 말문히 막히면서 저절로 고개도 숙여지는데

이 여자는 계속 짜증내고... 일단 가방에 있던 두루마리휴지 뜯어둔걸 줬는데

여자가 그 휴지 바로 버리고 자기 가방에 있던 물티슈로 닦더니 휑하고 가버림...

당연히 밥은 다 쏟아져서 못먹고 내옷에도 묻어서 닦아야 하는데

아까 준 휴지가 내 유일한 휴지라 어떻게 닦지도 못함...

결국 그 여자가 버리고 간 물티슈로 옷닦고 쭈그려앉아 바닥에 흘린 밥 주워서 버렸다..

노량진 육교 위에서 해가지면 남몰래 눈물흘린적도 있었지만

그 겨울날에 땅바닥에 떨어진 밥과 날보며 웅성거린 사람들 그 여자의 표정을 생각하면

그때 마음속에 올라온 뜨거운 무언가는 평생 못잊을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