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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컨테이너 생활 소개

꽃고구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05 18:28:47
조회 253 추천 2 댓글 0

형들 안녕. 이곳에서 좋은글들 많이 읽게 되어서 나도 내 생활이나 한자 적어볼까해


일단 내 소개를 하자면, 현재 시설물 보수 업체에서 1년 정도 기술배우면서 살고 있어. 월급은 250이야. 뭐 그냥 노가다라고 봐도 돼.


남양주에서 지내게 된게 3년 정도인데 처음엔 인력사무소(퇴계원에 있는 황X인력인데 잘 모를거야.) 나가서 일하고 고시원에서 지냈지. 한달에 35만원씩 줬어.

근데 고시원 생활이란게 솔직히 편하진 않잖아. 내 집같은 그런 느낌도 없고 창문도 없고 내 몸 하나 누우면 끝이니깐.

그렇게 일을 하다가 지금 사는 농장 컨테이너 주인을 알게되었어.

남양주는 기본적으로 건설현장이 매우 적어. 그래서 인력사무소에서는 대부분 공장이나 농장에 보내. 나도 농작물 수확시기에 차출되서 일하다가 주인 아저씨를 알게 된거지.

한 일주일 정도 일하다 보니 친해져서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내가 고시원에서 지낸다는거 알고 나니 어차피 잘 쓰지 않는 컨테이너 박스 있으니 거기서 지내라고 권유를 해주시더라고.

단 일주일에 한번씩만 농장일 도와주는 조건으로야.


뭐 어쨌든 그렇게 6m*6m짜리 나만의 공간이 생겼어. 어차피 짐이라고야 예전에 산 노트북 하나랑 작업복들만 있으니 그냥 맘편하게 왔고 이제부터 내가 이 컨테이너를 꾸면서 살면 되는구나 했어. 좋지. 고시원보다야 훨씬 크니깐.

그렇게 2년째 지내고 있는데 관련된 썰을 풀게.


1. 여름엔 무지 덥고 겨울엔 무지 추워. 컨테이너 박스가 난 그렇게 심할줄을 몰랐는데 일단 여름엔 너무 더워. 진짜 쪄죽을것 같아. 그렇다고 창문을 열자니 모기랑 파기새끼들이 미친듯이 들어와. 선풍기를 틀어도 전혀 안시원해 그냥 짜증만 나. 겨울에는 정말 너무 추워. 장판을 샀는데. 등은 뜨거운데 배랑 얼굴은 존나 추워. 웃풍이 존나 심해. 온열기를 쓰면 또 쬐는 방향만 존나 뜨겁고 나머지는 존나 추워. 다행이 올해는 에어컨 작은거 중고나라에서 사서 수리해서 잘쓰고는 있어. 아 그리고 땅이 농경지라 전기세가 미친듯이 싸. 그래서 에어컨을 미친듯이 틀어.


2. 물관련인데 식수는 근처에 있는 약수터에서 떠와. 다행이 아는 사람이 정수기통 3개를 줘서 그걸로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떠서 먹어. 생각보다 약수터 물 존맛이야. 이거 빠지면 다른거 못먹어. 문제는 씻는것인데. 여기는 수도관이 없어. 펌프로 지하수 물을 끌어올려서 써. 물값이 안드니깐 좋지. 다라야 2통에 물 받아서 그걸로 샤워하고 그래. 근데 겨울이 문제야. 일단 당장 11월만 되도 여기 너무 추워. 물이 진짜 샤워할려고 바가지로 떠서 뿌리면 뭔 칼이 내몸을 썰어버리는것 같아. 심장마비 올까봐 일단 씻기전에 푸쉬업하고 훌라후프로 허리 존나 흔들고 가슴을 애무하듯이 마사지 해. 그래도 죽을것 같아. 하는 수 없이 물을 통에 담아서 가스로 끓인다음에 찬물 적당히 섞어서 씻어. 근데 1월정도되면 지하수는 안 어는데 지하수 끌어올리는 펌프관에 물이 있으면 그게 얼어서 막혀. 그래서 물을 잘빼야하는데, 내가 그런걸 잘 모르고 했다가 1주일정도 씻지 못한적이 있어. 미쳐버리는줄 알았어. 혹시 물좀 적당히 뎁혀서 쓸수 있는 그런거 없나? 아는 형들 있으면 댓글로 조언 부탁해.


3. 화장실은 컨테이너 옆에 땅을 판다음에 간이 막사 처럼 지어서 쓰고 있어. 근데 여튼 이게 뭐 정화조로 빠지는건 아니니깐 계속 쌓이는데, 후우,,, 내년 2월쯤엔 차 불러서 빼내야 할것 같아. 짜증나네. 아 내가 그렇다고 똥만드는 기계는 아냐.


4. 가스는 한통 시키면 한 1년쓰더라 경험상. 그걸로 가스레인지 켜서 밥해먹어. 여기가 좋은게 주인 아저씨가 농장을 하셔서 상추라던지 배추랑 양파, 마늘, 무, 파 이런거 재배해서 주셔. 정말 행복한것 같아. 김장 김치 담그시면 한통씩 주셔서 그걸로 잘 먹어. 일단 아침이랑 점심은 사무실에서 해결하고 집에와서는 야채는 있으니깐 고기만 사서 김치찌개 해먹던지 이러면 되. 여기서 가끔 보이는 돼지 비계랑 뒷다리살 관련이야기 진짜 와닿는게 나도 그렇게 먹거든. 식비가 정말 별로 안들어서 좋아.


5. 교통관련이 정말 짜증나는 곳이야. 일단 이곳은 논밭 몰려있는곳이야. 사무실까지 가는 버스 타려면 시내를 나가야 하는데 걸어서 40분정도 걸려. 도로가 포장은 되어 있는데 인도가 없어서 좀 무서워. 처음엔 주인아저씨 자전거 탔었는데 장마시즌과 눈오는 날에는 답이 없는거야. 그래서 올 여름에 그냥 300주고 구형 렉스턴 샀어. 구형이지만 렉스턴은 역시 짱이야.

공구 넣고 다니기도 편해.


6. 피씨방 다니면서 인터넷 하는것도 좀 그렇고, 핸드폰 데이터 요금도 많많치 않은데(현재 3만원 요금제 쓰고 있음) 인터넷을 깔긴 깔아야겠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어. 근데 인터넷선이 여기까지 오는지가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SK에 전화했는데 역시나 자기들은 못한데. 근데 상담원이 외진곳에는 KT가 망이 깔려있는경우가 많다고 추천해주더라. 그래서 KT에 전화하니 가능하데. 인공위성은 헐값에 팔더니 그래도 인터넷망은 많이 심어놓은듯. 혹시 외진곳 사는데 인터넷 어찌해야할지 고민이면 KT깔아.


7.. 짜증나는것도 있지만 좋은것도 정말 많아. 일단 사람들이 별로 없어. 그냥 내세상 같아. 물론 밤에는 무서워. 여기는 가로등이 없어. 그래서 진짜 어두운데, 보름달 뜨면 밤하늘이 너무 이뻐. 그리고 가끔씩 삼겹살 사서 드럼통에 불판 놓고 구워먹는 재미도 있어. 최근엔 강아지 한마리 분양받아서 그 녀석이랑 둘이 사는데 나름 적적하지도 않고 좋네. 개 사료 값으로 한달에 5만원 정도 나가. 근데 이녀석도 추운건 싫은지 이제 물 닿아서 목욕하는것을 싫어해.


8.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아. 농장하는 사람들 한국사람 거의 안쓰고 대부분 외국인 쓰거든. 근데 외노자 하면 TV에서 보고 들은것 때문에 좀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시벌 직접 봐야해. 일단 길가다가 트랙터 끌고가는 외노자 봤는데 존나 갱스터 같아. 완전 멋있어. 그리고 나 사는 컨테이너 박스 근처 농장지에도 외노자들이 컨테이너 생활해서 같이 몇번 보다가 친해졌는데. 다들 몸이 장난이 아니야. 그리고 생각보다 잘생겼어. 가끔 지들 고기구워먹는데 나도 불러서 같이 먹게 해줘. 나름 정이 많아. 그리고 여성분들도 이쁜사람들 정말 많아. 동남 아시아 계열 같은데. 생각보다 이뻐. 아 이래서 외국인과 결혼하는 사람들이 지방에 많구나 이런생각 들더라. 


9. 결론적으로 고시원 생활보다는 많이 나은것 같아. 그렇다고 나처럼 컨테이너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이 쉽게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런점에서 난 여기 형들만큼 흙수저 인생은 아닌가?

뭐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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