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더듬다보니 좀 길어졌던거같아

아무튼 그렇게 어머니는 또 집을나갔고

이번엔 아버지가 심적으로 무너져버리셨어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도 주말도없이 일하던 공장에도 안나가시고

삼일을 그냥 우리둘이 불도 안켜도 아무것도안하고 집에서 있었지

그러다가 사일째 아버지가 아침일찍 부엌에서 덜그럭거리시더라

조심스럽게 학교가야지 하시면서 도시락을 싸고 계신거야

그때나 지금이나 난눈물이 많지만 또 눈물이 나더라

그렇게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왔는데

학교는 정말 죽어도 가기싫었어

그래서 사는곳이 한강근처였으니 한강굴다리로갔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때만해도 한강 굴다리에는 양아치들이 참많았어

멍하니  앉아있는데 같은 학교교복입은색히들이 오더라구

시비를 걸길래 그때 잔뜩 독이 올라있던차라 아무리 두들겨맞아도 덤벼들었지

그러고나서 그때 담배를 배웠어

그때 만난놈들이 지금도 한두놈은 연락을 하고지내고있어

그러고나선 막나가기 시작했지

학교간다고 하고나선 양아치들이랑 어울려서 폭주도 뛰고

쌈도하고 기집애들이랑 잠도 자고

아버지는 공장을 그만두시고 한달정도 멍하니 계시다가

주차장에서 격일로 일하셨지

태어나서 사고난때빼곤 한번도 일을 쉬지않던 양반인지라

대수롭지않게 생각했어

그렇게 미친놈처럼 돌아댕기다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돈좀있어보이는 아줌마 가방을 훔치다가

잡혀갔어

강남경찰서 소년계에 인계되서 있는데

그때만해도 소년범들은 들어가면 귀싸대기 한대씩맞으면서 시작했거든

부모님부르라는데 차마 아버지를 부를 용기는 안나더라

그래서 버티는데 다른놈들은 부모가 와서 조서쓰고 훈방조치되었는데

담날까지 나는 버텼지

어디사는지도 모르고 그냥 처벌하라고

근데 부정이란게 무서운게 격일제 비번날 아버지가 내가 없어진걸 어떻게 알았는지

하루종일 헤메다가 나를 찾았더라고

들어오시자 마자 숨이 멎을것만 같더라

오자마자 우시는데 고개만 숙이고있었다

다 자기 잘못이라고 가슴치시는데 나중에 집에와서 보니 피멍이 들어있으시더라

그렇게 집에와서 아무말 못하고있었지

차라리 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더라

내가 절도한거에 대해선 암말안하시고 본인월급이 좀더 오를거라는둥

이런 말만하시는데 미치겠더라고

점점 길어지는데 읽어주는 친구들있으면 고맙고 끊구 다시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