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박순종 객원기자 = 국내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법률을 개정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 또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행위 및 훼손 등을 처벌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30년 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권 정당 소속 국회의원 23명과 정의기억연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재야 단체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국회가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약칭 '위안부피해자법')을 개정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 등을 처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특히 지난 30년간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피해사실을 호소해 온 이용수(李容洙) 씨가 직접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씨는 "나는 14세 때 대만 (일본군) 공군 기지에 끌려가서 위안부로서 독립운동가 선두에서 나라를 되찾고 1946년 귀국했다"며 "사실을 왜곡하는 자들은 과거의 슬픈 역사를 연구해 실체적 진실을 알고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수요시위'에서 피해자들을 욕하고 '위안부'가 거짓말이라면서 부르짖는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할머니들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게 여러분 최선을 다해 달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 사람들 먹고 할 일이 없어서 이렇게 지껄이고 있지만, 이것이 다 자기한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은 "지난 202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욕 및 '수요시위' 방해 행위를 막기 위해 역사 부정과 왜곡 발언을 한 이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했지만 경찰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2년째 지지부진 시간만 끌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소녀상'에 대한 테러에도 적절한 법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현행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21대 국회 임기 중에도 '위안부피해자법' 개정 시도가 몇 차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주도로 제안된 개정안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사실'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위안부'는 공개모집·취업사기·유괴·공권력 등에 의한 협박·인신매매와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동원돼 어느 범위까지를 '강제 동원'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논의 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만을 벌칙으로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 등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국회 여성가족소위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모두 폐기됐다.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이들이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을 국회에 재차 요구하고 나선 것은 자신들에 대한 '반대' 의견 개진을 원천 봉쇄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反)정의기억연대 운동의 선봉에 서 있는 시민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대표 김병헌)은 지난 2020년 발족 이래 4년 넘게 '일본군 위안부 20만 강제연행 주장은 허위'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왔지만 정의기억연대는 이에 대해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해 왔다.
그 이유와 관련해 동(同) 단체 김병헌 씨는 "우리의 주장은 정의기억연대의 전신(前身)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시절부터 저들이 펴낸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 등 공식 문헌에 나타난 사실에 기초하고 있는데, 이를 부정하면 자신들의 지난 활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카이 베그너 독일 베를린 시장이 일본을 방문해 '베를린 소녀상'에 관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해당 발언이 오는 9월로 전시(傳示) 기한이 만료되는 '베를린 소녀상'의 '전시 계약 연장 거부' 내지 '철거'로 받아들여지면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한몫하고 있다.
앞서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운성 씨는 지난 2020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내외에 설치된 '소녀상' 가운데 한 점이라도 뽑히게 되면 '도미노'가 될 텐데, 나는 이게 두렵다"고 말하며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운동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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