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 편 이어서 보니까 졸 피곤;;

김기덕판 대괴수 용가리는 가메라 제작진들이 참여했다는데 그건 가메라 포함 옛 일본 괴수영화들을 본 적이 없어서 뭐라곤 못하겠고 생각보다 꽤 볼만했다. 요즘과는 달리 CG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소품이나 세트장으로 표현해내는게 색다르고 좋더라. 다만 아무래도 옛날 작품이다 보니 용가리 입에서 불 나올 때 불 나오는 장치가 다 보이는 거라던지가 좀 아쉽. 그리고 분명 우리나라 영화인데 어째서 언어의 장벽을 느껴야 하는건지ㅋㅋㅋㅋ영어 더빙판 밖에 안남아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ㅠㅠ 그래도 전체적으로 알아들을만 했고 적당히 알아듣기만 하면 내용 파악은 되다보니 재밌게 봄. 용가리 죽을 때 불쌍ㅠㅠ남자애가 어른들한테 용가리를 꼭 죽여야만 하냐고 물었을 때 슬펐음.

심형래판 용가리는 괴수 디자인이 마음에 듬. 용가리도, 사이커도. CG야 원래 1999년에 내놓은 걸 2001년에 보완한 작품이니까 뭐 쿠우가, 아기토나 MMP를 생각해보면 꽤 괜찮았다고 생각함. 초반에 고대문자 같은 것들이 변형해서 제작진들 이름으로 변하는게 멋졌다. 연기랑 연출이 병신력 탑기어인게 심각한 문제. 연기야 좀 거슬리는 부분도 있지만 아카닌보다야...하면서 볼 수 있음. 근데 연출은 도저히 실드 쳐줄 수가 없다. 배경음악이라던가가 딱 끓어올라야 할 부분에서 받쳐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ㅋ엉ㅋ약 80%나 재촬영한 2001년판이 이 수준이면, 1999년엔 얼마나 노답이었을지;; 그래도 내 어린 시절 추억의 작품이고, 괴수 디자인이 마음에 드니까 시간이 '약간만' 아까웠음.

구글링 해보니까 해외 괴수덕들도 김기덕판 '대괴수 용가리'는 인정해도 심형래판 '용가리'는 까는 사람이 많은듯. 팬아트도 67년판 쪽이 많은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