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로 투수 교체가 너무 늦었음
물론 오원석을 7회에 올린 건 좋은 판단이었음 투구수도 88구였고 이전까지 피칭 내용이 뜬금포 하나 빼면 상당히 괜찮았으니까
그리고 올라오자마자 2루타 맞긴 했지만 거기까지도 괜찮았는데
그 상황에서 폭투가 나왔을 때는 흐름을 끊어줄 게 아니라 바꿨어야 함
그 시점은 이미 투구수 90개가 넘어간 상황이었고 오원석은 아직 100개까지 안정적으로 던질 체력을 갖추지는 못한 선수임

폭투 나왔을 때도 안 바꾼 건 한 번 이겨내 보라는 의미였을지 모르겠으니 오케이한다 쳐도
동점이 됐을 때라도 필히 조치를 취했어야 하고, 그 뒤에 바로 두 번째 폭투가 나올 때마저도 바꾸지 않은 건 결과론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실패임

두 번째로 그 상황에서 최민준을 올린 건 최악의 수였음
패동렬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말인 게
레버리지 인덱스로 봤을 때
Low~Medium LEV에서는 피안타율 1할대, 피OPS 0.5 후반이지만
High LEV에서는 피안타율 2할대 후반에 피OPS가 0.8에 달함
그리고 오늘 최민준이 올라온 순간의 LEV는 2(High LEV=1.6~2.9)로, High LEV에 해당했음

이런 선수를 이 상황에 올린 건
감독이 지금의 순위표를 보고 충분히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실험을 시도해 봤거나 이러한 데이터를 무시했거나임
오늘도 결과적으로는 막았지만 삼진 빼고 두 타구 모두 안타 될 뻔한 아주 위험한 타구였음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에 기대타율 같은 게 없어 모르겠지만 대단히 높았을 거라고 확신함
그리고 그 삼진 하나도 올해 안타 한 개 못 친 선수한테 뺏어냈다는 거
결과적으로 막긴 했지만 대단한 운이 따랐다는 것임

이긴 거 좋고 결과 좋은 거 좋고 다 좋은데
운은 항상 따르는 게 아니고 가을야구까지 가는 팀이라면 더욱 세밀하고 철저한 야구를 시도할 필요는 있음
감독님이 여유로운 마음에 실험해 본 운영이었을 것이라고 믿음
만약 진심이었다면 단기전을 가도 운에 의존해야 할 것임

세줄요약
오원석을 7회에 올린 건 좋으나 내리는 게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늦었다
최민준은 그 상황에 올리는 선수가 아니다
결과 좋은 거 좋지만 과정도 이해할 수 있는 야구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