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 프리미어 12 결승, 우리나라와 일본이 서로 맞붙게 됐다. 일본의 선발 투수는 사사키 로키. 그가 누구인가. 일본에서 165km/h라는 살인적인 직구를 던지는 예비 메이저리거 아닌가. 결승전 선발이라는 소식을 들은 사사키는 속으로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 무조건 전력투구 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이었을까, 사사키의 직구는 최고 165km/h, 포크볼은 151km/h가 찍힐 정도로 어마무시한 투구를 이어나갔다. 한국 타선은 4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내지 못했다.  그리고 사사키의 필사적인 투구에 힘입어 일본 타선도 3회에 무라카미가 솔로 홈런을 날리고, 4회에 야마다 테츠토가 투런 홈런을 날리며 3점을 먼저 낸다. 하지만 오버 페이스로 던져서 그랬을까, 5회부터 사사키 팔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직구 구속이 점점 느려지고 팔이 말을 안 들으면서 계속 공이 존 가운데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고 한꺼번에 안타 4개를 뽑아내며 2점을 냈다. 그리고 운명의 9회 초, 상대는 마무리 투수를 올린다. 이번 시즌 일본에서 무려 40 세이브를 달성한 그, 우승을 완성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두 명의 타자를 모두 아웃시킨 후 맞이한 김혜성의 타석. 김혜성은 150km 후반대의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윤동희의 타석.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그를 보며 류중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지훈이 내’ 직전 경기까지 빠짐없이 경기를 나가느라 벤치에서 시작했던 그가 대타로 나오게 됐다. 최지훈은 일본 우승의 마지막 타자가 될 생각에 체념을 하며 타석에 들어선다. 그는 ‘이 순간을 위해 야구를 해오지 않았는가‘라며 투수를 보며 피식 웃는다. 상당히 불쾌해 하는 상대 투수. 초구는 볼. 날카로운 포크볼이 날아왔지만, 최지훈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2구. 보더라인 끝에 걸쳤지만 심판이 잡아주지 않는다. ’삼진!‘을 외치는 일본 관중들을 보며 그는 오기가 샘솟는다. ’절대로 이렇게 허무하게 질 수는 없다.‘ 그는 세 번째 공을 받아쳤지만, 타구가 파울 라인 바깥으로 날아갔다. 매우 아쉬워하는 최지훈. 네 번째 공은 완전 바깥으로 빠지는 공이라 가만히 있었다. 5구. 150km 후반대의 공이 한가운데로 들어왔지만 놓쳐버렸다. 그 순간 3루 관중석 속에서 은은히 들리는 응원 소리. ’최지훈 안타~ 최지훈 안타~ 오오오오오~ 최지훈 안타~ 최지훈 안타~‘ 4만명이 넘는 관중 속에 우리나라 랜더스 팬의 응원 소리에 최지훈은 속으로 울컥한다. 마지막이 될 6구. 생각보다 볼이 느리게 오는 것 같다. 투수는 삼진을 잡기 위해 포크볼을 던졌지만 존 한가운데로 날아가고... 최지훈은 가볍게 실투를 잡아당긴다. 그리고 그의 타구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김혜성은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환호를 하며 베이스를 돌고, 최지훈은 비교적 담담하게 베이스를 돈다. 그는 도쿄 도서관의 분위기를 실컷 느끼며 홈으로 돌아와 기쁨을 만끽한다.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보낸 일본은 마지막 공격을 준비한다. 우리나라도 트리플 A 소속 마무리를 꺼냈다. 158km/h까지 나오는 직구에 일본 타자들은 쩔쩔맸다.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후 만나는 오카모토 카즈마.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주장인 그는 이렇게 질 생각이 없었다. 그는 빠른 공을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다음 타순은 곤도 켄스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엄청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다행히도 펜스에 부딪히는 2루타였고, 2사 2,3루의 위기상황이 닥쳤다. 우리나라 덕아웃은 마무리를 끝까지 믿고 가보기로 결정했다. 상대 타자는 한 시즌에 50홈런을 때린 무라카미 무네타카. 그는 1-2의 불리한 카운트 속에 큰 타구를 만들어낸다. 일본 관중은 우승을 확신한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고 타구는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줄 알았다. 3루 주루 코치는 주자들에게 ’もう後がない！ 最善を尽くして走れ！ (더 이상 뒤가 없다! 최선을 다해 뛰어라!)‘라고 외쳤고 주자들은 모두 홈에 들어오는데.. 최지훈은 우승을 허용할 생각이 없었다. 우익수 대수비로 나가있던 그가 잠실 두산전을 연상케 하는 점프 캐치로 무라카미의 타구를 잡아냈다! 최지훈은 환호하며 투수에게 달려가고 그 순간 우리나라 덕아웃에 있는 선수 모두가 투수를 향해 뛰어갔다. 이후 최지훈은 26년 WBC와 28년 올림픽의 공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에 이른다.

집에서 할 거 없어서 망상 끄적거려봄 ㅇㅇ 최지훈 계속 잘하길 바라면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