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부드러운 모래바람이 사막을 스치며 달빛을 반사했다.

은은한 빛에 비친 두 개의 실루엣, 서로 마주한 사막여우와 간당이.

"이 바람, 기분 좋지 않아?" 사막여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응, 근데..." 간당이는 망설이듯 발끝으로 모래를 툭툭 찼다. "너랑 함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

사막여우는 그 말에 슬며시 웃더니, 천천히 간당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밤의 어둠 속에서도 그의 눈동자는 맑고 깊었다.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

간당이의 귀가 붉어졌다. 잠시 말없이 사막여우를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너 좋아해..."

그 순간, 바람이 더욱 부드럽게 불어와 두 존재를 감쌌다. 사막여우는 살며시 간당이의 손을 잡았다.

따뜻하고, 조금은 떨리는 손끝.

"그럼, 우리 이제 서로 도망치지 말자."

간당이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사막여우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몸을 기울여 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사막의 밤은 여전히 고요했지만, 두 존재의 마음속에는 따뜻한 불빛이 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