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시간, 옥상의 바람이 살랑였다.

아이리 칸나는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때, 뒤에서 익숙한 향기가 느껴졌다.

“또 혼자서 멍하니 있네, 칸나.”

아야츠노 유니가 장난스럽게 다가와 칸나의 옆에 섰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며 칸나의 어깨를 간지럽혔다.

"그냥... 생각 좀 하느라."

칸나는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지만, 유니는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

"너에 대한 생각."

예상치 못한 대답에 유니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그러나 그녀는 곧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럼, 대답해 줘야지."

"뭘?"

"나도 너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내니까."

아이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가볍게 유니의 손을 잡았다. 유니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칸나의 손을 꼭 쥐었다.

"칸나, 내가 더 좋아하는 걸까? 네가 더 좋아하는 걸까?"

칸나는 천천히 미소 지으며 유니의 손을 어루만졌다.

"우리 그냥... 똑같이 좋아하는 걸로 하자."

옥상에는 부드러운 웃음이 퍼졌다.
그리고 봄바람이, 두 소녀의 교복을 살랑이며 감싸 안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