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밤은 낮보다 훨씬 조용했다. 하늘에는 끝없이 펼쳐진 별들이 반짝였고, 모래 위에는 살랑이는 바람이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다. 릴민지는 작은 모닥불 옆에서 멍하니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에서 칸북이가 무심한 듯하지만 은근히 신경 쓰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사막여우는 릴민지의 무릎 위에 턱을 올리고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

"너, 오늘 아침부터 계속 생각이 많아 보이더라." 칸북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릴민지는 슬쩍 칸북이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릴민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냥… 너희 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이런 순간이 오래오래 지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사막여우가 눈을 반쯤 뜨더니,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릴민지의 손을 살짝 핥았다.

"우리도 마찬가지야. 네가 있어서, 이렇게 셋이 함께하는 게 좋아."

릴민지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런데 칸북이가 갑자기 모닥불 옆으로 바짝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손길에 릴민지는 깜짝 놀랐지만, 거부하지 않았다.

"릴민지,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사막여우가 흥미롭다는 듯 귀를 쫑긋 세웠다. 칸북이는 한동안 말없이 릴민지의 손을 쥐고만 있다가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우리,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을까?"

릴민지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용한 사막의 밤, 모닥불의 따뜻한 빛, 그리고 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까지. 이 순간이 마치 꿈같이 느껴졌다.

"그거야… 당연하지." 릴민지는 조금 수줍게 웃으며 칸북이의 손을 꼭 쥐었다.

사막여우는 만족한 듯이 릴민지의 무릎 위에서 몸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그럼 이제 더 이상 고민하지 마, 릴민지. 우리가 너를 지켜줄 테니까."

그때 칸북이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릴민지의 이마를 툭 건드렸다.

"너, 그렇게 귀여운 말 하는 거… 반칙이야."

릴민지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지만, 칸북이의 장난스러운 말투가 싫지 않았다. 사막여우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

"칸북이 너야말로, 그렇게 다정하게 말하는 거 반칙 아니야?"

별빛 아래에서 셋은 조용히 서로의 체온을 느꼈다. 모닥불은 타오르고 있었고, 그들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불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사막의 밤은 깊어갔다.

(계속)